<짝패>, 전통 사극의 곰삭은 맛
, 전통 사극의 곰삭은 맛" /> 2회 MBC 월-화 밤 9시 55분
뒤바뀐 운명을 지닌 두 주인공의 시간이 소년기로 접어들었다. 첫 회, 드라마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주력했던 의 2회는 15년 후의 시간 이동과 함께 두 주인공의 캐릭터를 부각시키며 본격적인 스토리로 진입했다. 김진사(최종환)의 장남이 된 소년 귀동(최우식)은 글공부보다 꿩 사냥과 연애에 더 관심이 많은 명랑 도령으로 성장했고, 거지로 자랐지만 예의 바르고 단정한 천둥(노영학)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가슴에 품은 채 귀동냥으로 저 혼자 글을 깨치는 영특한 소년이 되었다. 출생의 비밀이라는 클리셰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 인상적인 것은 흔히 이 코드가 선한 주인공과 2인자격인 대적자 구도로 흘러가는 데 반해, 천동과 귀동 모두에게 인상적인 캐릭터와 균등한 존재감을 선사한다는 점에 있다. 특히 비범하고 조숙한 천동과 비교되게 “용마가 울든 용견이 짖어대든 난 그런 장수하기 싫소”라며 일찌감치 권력에 초탈한 모습을 보이고, “꿩 잡아서 갈 테니까 까치처럼 반겨다오”라며 제가 쓴 연서의 글귀에 흐뭇해하는 귀동의 캐릭터는 양반집 도령의 틀을 깨는 신선함이 엿보인다. 이와 더불어 의 2회는 추후 드라마의 주축 갈등을 형성할 민중 혁명의 배경 스토리 역시 차곡차곡 쌓아간다. 관직을 거래하는 김진사와 현감(김명수)의 대화나 ‘골마다 못 먹어서 부황이 뜨고 피골이 상접한 무리들이 넘쳐난다’는 강포수(권오중)네의 대화, 그리고 막바지에 등장한 청렴한 선비 성초시(강신일)의 사연은 앞으로 다가올 격동의 서사에 대한 기대감을 서서히 조성한다. 화려한 스타일과 트렌디한 스토리가 지배하는 퓨전 사극의 시대에 우직하고 짜임새 있는 서사와 캐릭터의 힘으로 나아가는 는 실로 오랜만에 전통 사극의 곰삭은 듯 은근하고 진득한 맛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글. 김선영(TV평론가)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