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마 톤즈>의 눈물, 식지 않고 기적의 씨앗이 되길
의 눈물, 식지 않고 기적의 씨앗이 되길" /> 금 KBS1 밤 10시
“왜 모르겠어요. 우리와 늘 같이 있었는데.”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아프리카 남수단의 톤즈, 거기서도 고립되어 살아가고 있는 한센인들은 고(故)이태석 신부의 사진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이태석 신부는 그들을 “가난해서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했다. 가난하고 지치고 병든 자들, 그들과 늘 ‘같이’ 있었던 사람. 는 톤즈의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고 떠나간 이태석 신부의 삶을 천천히 되짚어 간다. 그는 총상을 입은 군인들을 치료하고, 맨발의 한센인들을 위해 신발을 만들고,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짓고, 음악을 가르쳤다. 그들과 함께 웃고, 울었다. 하지만 그는 한국에서 말기 암 진단을 받은 뒤, 다시는 톤즈로 돌아가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죽음 뒤에도 여전히 그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톤즈 사람들 속에 “쫄리 신부님”으로 살아있다. 종교적인 색채를 줄이고 한 인간의 숭고한 삶과 그가 남기고 간 것에 집중한 는 진짜 사람을 살리고 치료하는 의사와, 사람을 사람 되게 하는 스승과, 바른 신앙인의 궁극은 결코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는 원래 지난 봄 < KBS스페셜 >에서 방영되었던 다큐멘터리다. 이후 영화로 제작된 뒤 성탄특집으로 를 통해 그 이후의 반향이 전해지면서, 다시 한 번 영화가 설 연휴에 방영된 것이다. 희생과 헌신이 숭고하다기 보다는 어리석은 일로 받아들여지는 이 시대에, 한 사람의 온전한 사랑이 이토록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는 사실 자체가 의 기적이다. 그래서 감동이 끝난 뒤에 이 영화에서 보아야 할 것은 그의 삶 ‘다음’ 이다. 이태석 신부가 떠난 뒤 한센인들의 삶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갔고, 밴드 아이들은 ‘아버지를 잃은’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제 누가 그들과 함께 웃고, 울어줄 것인가. 이태석 신부의 마지막 산책을 위해, 내전으로 통행이 막혀 있음에도 군인들은 길을 내 주었다. 한 사람의 사랑이 기적을 만든다. 그리고 가 만들 수 있는 또 다른 기적이 있다면, 그건 살아있는 이들의 몫일 것이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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