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 세시봉 콘서트>, 같은 시대를 살아줘서 감사합니다
, 같은 시대를 살아줘서 감사합니다" /> 1부 월 MBC 밤 11시 15분
가 아니라 라는 타이틀을 달고 열린 공연은, ‘집에서 보고 계신 분들은 볼륨을 더 높이시라’는 이하늘의 말처럼 세시봉 4인방의 노래를 더 생생하게 담아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MC들과 패널들은 그대로 자리를 지켰지만, 그들의 토크는 4인방의 무대를 더 생생하게 살리기 위한 촉매 이상의 역할을 무리하게 탐내지 않았다. 물론 이들이 정말 노래만 담아내고 끝냈다면 7080 세대를 겨냥한 다른 공연과 큰 차이 없이 끝났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제작진은 유재석-김원희 콤비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며 멤버들의 추억을 어제 일인 양 풀어내고, 관객들이 보낸 사연에 4인방의 답가로 화답하는 자리를 마련하며 음악다방 세시봉을 재현해 냈다. 군 입대로 인해 함께 데뷔할 수 없었던 이익균 씨를 초대해 ‘세시봉 트리오’의 잃어버린 조각을 맞춰내고, 막내 김세환에게 야자타임을 허하며 4인방 관계의 각도를 틀어 봄으로써 이들을 추억 속의 어르신이 아니라 아직도 티격태격하는 젊음으로 재조명했다. 한 중년 관객의 ‘라라라’에 즉석에서 4인방이 반주를 넣고, 관객들은 생면부지의 옆 사람과 손뼉을 치며 기꺼운 마음으로 합창을 했던 그 곳은 분명 세시봉 그 자체였다. 요컨대 우리는 어제 이 노쇠해지는 것을 거부한 청춘들에게 한 방송사가 보낼 수 있는 최고의 예우를 함께 한 것이다. 그리고 그게 어제로 끝난 게 아니라 오늘도 계속된다는 사실은 그저 감사하다고 밖엔 말할 길이 없다. 윤형주가 들었다는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살아줘서 감사하다”는 어느 남자의 찬사는 세시봉 4인방뿐 아니라, 이 주옥 같은 쇼를 기획한 명민한 제작진들에게도 똑같이 돌아가야 마땅할 것이다

글. 이승한 fou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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