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오브아트>, 예술도 경쟁이 되나요
, 예술도 경쟁이 되나요" /> 금 온스타일 밤 11시
정해진 시간 안에 작품을 만들고, 그 결과물은 같은 심사위원에 의해 비교 평가 된다. 의 진행 방식은 를 고스란히 답습한다. 그러나 그 대상은 프레타포르테 패션이 아닌 순수미술이다. 그래서 이 기획의 첫인상은 불합리하다. 예술가의 창의력을 발휘하는데 시간의 제약을 두는 것부터가 억지스러워 보일 뿐더러 그에 대한 상대비교적인 평가는 감상의 다양성을 저해하는 것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회화, 조각, 행위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미술가들에게 동일한 방식으로 표현할 것을 요구하는 미션은 부당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는 3번째 미션에서 그 모든 모순을 스스로 해결했다. 고전문학의 표지를 작성하는 이 도전은 예술적 재능과 상업적 능력의 교차지점을 정확하게 짚어내며 미술가가 자신의 주관을 잃지 않으면서 시장에서 소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보여주었다. 뿐만 아니라 참가자들이 영감을 얻는 방식과 그것을 표현하는 과정을 일괄함으로써 각자의 캐릭터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데에도 성공 했다. 그래서 우승자와 상관없이 이날 방송에서 돋보인 것은 앞선 미션에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마일즈와 아브디였다. 본능적이며 직관적이지만 파워풀한 마일즈는 구상을 위해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소설을 독파하는 기행을 벌였고, 계획적이고 진취적인 아브디는 끝까지 자신의 야망을 충족하기 위해 방황했다. 이 둘은 예술가 타입의 극단적인 두 예시로 프로그램 안에서 두개의 축을 이룬다. 가 상업의 극단인 패션을 상업적인 방식으로 풀어내는 기존의 리얼리티 경쟁 프로그램과 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의도하든, 그렇지 않았든 이 방송은 ‘누가’ 우승자가 되느냐보다는 ‘어떤’ 예술가가 가장 강력한 설득력을 갖는가의 문제를 제기한다. 그리고 이것은 예술의 역사에 있어 아주 오래된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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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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