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현빈 씨는 언제부터 그렇게 웃겼나
, 현빈 씨는 언제부터 그렇게 웃겼나" /> 목 tvN 밤 12시
‘현장토크쇼’가 아니라 ‘현빈토크쇼’, 어제의 는 분명 그랬다. SBS 으로 정상에 오른 동시에 해병대 자원입대 소식으로 화력을 더한 현빈의 종영 후 첫 인터뷰 겸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라니, 물론 스타의 인기와 희소가치가 언제나 쇼의 재미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당일 아침까지 링거 주사를 꽂고 있었으면서도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은 자신의 잘못이고 불찰이라며 사과하고 시청자들을 향해 반듯반듯한 감사 인사를 펼쳐놓는 현빈과의 토크 역시 흠 잡을 데 없는 미남 배우와의 모범답안 주고받기로 끝났을지 모른다. 하지만 곤란한 질문에는 극 중 대사였던 “김수한무거북이와두루미”로 대답하라는 MC들의 제안은 놀리기 위한 질문이나 요구가 미처 끝나기도 전에 “김~수한무”를 덤덤히 중얼대는 현빈의 천연덕스런 면을 드러냈고, 이영자는 현빈에게 줄기차게 사심을 보이며 “인터뷰하면서 입냄새 날까 걱정된 상대는 처음”이라며 냅킨으로 이를 닦는 등 ‘주원앓이’ 중인 여성 시청자들의 심경을 대변해 혼신의 들이대기 신공을 발휘했다. 그래서 승객들의 혼을 쏙 빼놓으며 돌진하는 이영자, 최대한 앞에 나서지 않으면서 편안한 공기를 유지하는 안전운전의 동반자 공형진, 한없이 착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브래지어 끈을) 한 번 튕겼어요” 따위 예상치 못한 멘트를 툭툭 던져놓는 현빈의 만남은 실로 기이하지만 재미있는 조합이었다. 자리에 나란히 앉으며 “90년대 코미디였다면 현빈 씨 무릎 위에 앉았을 것”이라는 이영자의 짓궂은 농담에 태연히 “그럴까 봐 벌떡 일어났어요”라고 받아치는 순발력이라니, 현빈 씨는 언제부터 그렇게 웃겼나? 그리고 단 2시간 30분 동안의 녹화 분량을 2회에 걸쳐 내보내기로 한 제작진 여러분, 그게 최선입니다. 확실합니다.

글. 최지은 f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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