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스타’, 미장원 수다는 미장원에서
‘라디오 스타’, 미장원 수다는 미장원에서
‘라디오 스타’ 수 MBC 오후 11시 5분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게스트에게서 웃음을 끌어내는 것은 ‘라디오 스타’(이하 ‘라스’)의 최대 장기다. 아역스타 3인방을 불러놓았던 특집이 그랬고, 티아라와 함께 출연했던 남녀공학의 멤버들이 그랬으며, 지난 3주간의 엄용수가 그랬다. 하지만 나름 기획 섭외를 흉내 낸 이번 ‘달콤한 신부들’ 특집은 그 장점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슈, 방은희, 이유진은 오프닝에서부터 맥락 없는 수다로 MC들을 압도했다. ‘라스’ 측에서 친히 “‘라스’를 점령한 아주머니 바이러스”라고 자막까지 넣어준 게스트들의 수다는 끊임없이 토크의 맥을 끊으며 분위기를 산만하게 만들었다. 문제는 그 넘치는 미장원 수다들이 의미도 재미도 없었다는 점에 있다. 오고 간 토크의 수위는 MC들이 말릴 정도였지만, 그 이야기들을 들으며 MC들이 할 수 있는 리액션은 상당히 제한적인 것이었다. MC들이 놀리거나 허점을 찌를 수도 없고, 그렇다고 새로운 점을 발견해 줄 수도 없는 게스트들을 만난 것이다. 윤종신과 김국진의 활약은 미미했고, 김구라가 나름 예리하게 질문을 던져도 그 두 배는 부담스러운 답변이 돌아왔으며, 아주머니 수다에 익숙치 않은 김희철은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 같은 애드립을 남발했다. 이 특집에서 가장 ‘라스’다웠던 부분은 새해가 되었다며 나이를 가지고 김국진을 놀리고, 스물아홉 살이 된 김희철의 아이돌 생활을 두고 토론을 시도한 오프닝 정도였다. 결국 ‘라스’는 가 아니며, 이 독특한 토크쇼의 정체성은 4명의 MC들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재확인한 셈이다. 본격적인 토크에 들어서는 다음 주, MC들과 힘겨루기가 불가능하며, 발굴할 새로운 캐릭터도, 새로움도 없는 게스트들과의 조합에서 ‘라스’의 MC들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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