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나는 게스트, 뛰는 일일MC, 기는 MC
, 나는 게스트, 뛰는 일일MC, 기는 MC" /> KBS2 화 밤 11시 5분
이경규는 절박함을 아는 남자다. 그는 “내가 나왔는데도 시청률이 안 나왔다. 그럼 끝났다고 보면 된다. 오늘이 분수령이다. 나에게도 승부수다”라고 말했다. 웃자고 한 이야기 같지만 < KBS 연예대상 >이란 전리품을 들고 나온 그가 절대 그냥은 가지 않겠다는 각오를 그만의 방식으로 드러냈다. 의 분기점을 마련해보겠다는 살신성인의 게스트는 대답만 하면 되는 날로 먹는 경향이 있다고 하면서도 쇼가 흥할 수 있도록 재치와 솔직함으로 질문을 살리고, MC들이 승승장구하는 분위기를 탈 수 있도록 코치했다. 스스로 미스코리아들이 뽑은 결혼하고 싶은 남자 1위였다고 자랑하는 뻔뻔함과 독설로는 웃음을 만들고, KBS ‘남자의 자격’으로 부활하게 된 스토리, 김성민에 관한 진지한 이야기를 통해서 희로애락이란 흐름을 만들어냈다. 화면에서 점점 사라지는 김성수를 꼭꼭 짚어가며 “롤이 불투명하다” “새마을 멘트”라고 타박하고, 이기광을 생각 없는 아이라고 놀리면서 MC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이끌어 가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그러나 분위기가 숙연해지거나 잔잔해지면 “목사님 나오신 줄 알았어요”라고 말하는 일일MC 이수근과 달리 기존 MC들은 적재적소에 끼어들어 분위기를 몰고 가는 역할을 아무도 하지 못했다. 결국 무대를 쥐락펴락하는 것은 이경규의 몫이었다. 방송 말미에 등장한 이경규의 예능 강의는 그 누구도 아닌 MC들이 귀담아들어야 할 주옥같은 예능의 정석이었다.

글. 김교석(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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