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의 힘, 가장 잘 하는 것에서 나온다
‘1박 2일’의 힘, 가장 잘 하는 것에서 나온다
‘1박 2일’ 일 KBS2 오후 5시 20분
소집해제 된 김종민을 다시 불러와 늦은 밤 찾아온 박찬호와 함께 밤을 지새운 지 1년, 많은 것이 바뀌었다. 남극을 가지 못했고, 이유는 다르지만 두 멤버가 하차했으며, 돌아온 김종민과 새로 영입해야 할 제 6의 멤버를 두고 많은 말들이 있었다. ‘1박 2일’에 있어 지난 1년은 진정 다사다난한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2011년을 ‘글로벌 특집 2탄’으로 시작하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더 큰 프로젝트나 새 멤버 영입으로 빈자리를 채우려하지 않고 ‘1박 2일’이 가장 잘하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외국인 근로자 특집은 시청자 특집이나 글로벌 특집 1탄과는 다르다. 주인공인 외국인 근로자들의 대부분은 ‘1박 2일’에 대해 잘 모른다. 그들은 오일머니를 벌기 위해 해외에서 일을 해야 했던 젊은 시절의 사장님들처럼, 돈을 벌어 고향으로 보내기 위해 이 나라에 온 사람들이다. 지금까지 예능에서 이들을 주인공으로 삼아서 할 수 있는 일은 KBS 에서처럼 매일 먹는 고향음식을 또 차려주거나, 블랑카의 “사장님 나빠요” 풍자 정도였다. 하지만 ‘1박 2일’은 “친구처럼 잘” 대해주는 마음가짐과 진지한 태도, 그리고 ‘1박 2일’ 특유의 친숙함으로 주인공들이 일하는 업체의 사장님과 통화를 하고, 각자의 짝꿍을 데리러 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냈다. ‘1박 2일’을 친숙하게 느끼는 사장님들은 전화 통화만으로도 숨겨진 예능감을 펼쳐 보이고, 주인공인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하는 현장에서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재미있는 사연을 끌어내는 건 멤버들의 몫이다. 예능에서 외국인 근로자에게 용돈을 찔러 넣어주는 사장님과 놀러간다며 멋을 부린 외국인 근로자를 볼 수 있다. 게다가 그들이 베풂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여행을 떠나는 친구”이며, 진짜 주인공이다. 정형화 되어있는 타자를 우리 안으로 끌어들이는 이 특집을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다면, ‘1박 2일’에 유의미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힘은 제 6의 멤버 이상일지도 모른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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