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60분>, 4대강 실무 책임자들은 보시오
, 4대강 실무 책임자들은 보시오" /> KBS2 밤 11시 15분
‘사업권 회수 논란, 4대강의 쟁점은?’ 편의 많은 부분은 이미 시민단체나 학자들이 꾸준히 제기했고 인터넷 공간에서 화제가 되었던 쟁점들이었다. 한 달 전에 방송되었던 ‘의문의 천안함, 논쟁은 끝났나’ 편이나, 지난 8월 비슷한 진통을 겪은 < PD수첩 > ‘4대강 수심 6m의 비밀’ 편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대신 새롭게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4대강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이들이 국민을 어떤 존재로 바라보고 있는가 였다. 이 날 방송에 출연한 김정훈 부산국토관리청 하천국장은 방송을 둘러 싼 진통의 진짜 이유를 얼결에 자백해 버렸다. 왜 국토해양부는 경상남도와의 공동 조사를 수용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경상남도 측에서)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한다. 서로 다른 두 목소리가 나면 국민들이 혼란에 빠지지 않겠냐”고 답했다. 이 문장에는 서로 다른 주장을 지닌 사람들이 이성적인 토론을 거쳐 합의점을 찾는 것이 민주주의의 작동원리라는 것에 대한 이해가 없다. 국민은 서로 다른 두 목소리를 만나면 어느 쪽이 옳은지 자력으로 판단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혼란에 빠지’는 존재라는 인식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상황이 이러니 정부 정책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담은 을 방송하려면 신변의 위협까지 감수해야 하는 초현실적인 사태도 이상할 게 없다. 제작진 전원은 23일 KBS 감사실의 조사를 받는다고 한다. 불방책임자를 처벌하라는 플래카드가 사규를 위반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미 지난 주 강희중 CP에게 “오늘 중으로 신변 정리를 하라”고 통보했다고 하니, 조사조차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다. 보라, 국민은 이렇게 두 이해당사자가 다른 이야기를 해도 이 정도는 ‘혼란에 빠지지’ 않고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글. 이승한 fou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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