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중원>, 큰 의사는 나라를 고친다
, 큰 의사는 나라를 고친다" /> 35회 월-화 SBS 밤 9시 55분
“작은 의사는 병을 고치고, 보통 의사는 사람을 고치며, 큰 의사는 나라를 고친다.” 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황정(박용우)이 큰 의사가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구한말 조선 땅에 처음 세워진 서양식 병원 ‘제중원’에서 황정과 유석란(한혜진), 백도양(연정훈)이 고친 것은 결국 ‘사람’이었으며, 험한 시절을 살아야 했던 자기 자신이기도 했다. 황정은 백정의 운명을 거슬러 올라가 의사가 되었고, 백도양은 사대부의 자리에서 내려와 의사가 되었으며, 유석란은 여성으로서 받았던 차별을 딛고 의사가 되었다. 의 인물들을 구한말, 시대의 격랑 한 가운데 있다. 갑신정변부터 을사조약까지, 시대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은 의 인물들이 살아가는 삶의 환경을 바꾸며, 인물들을 성장시키는 동력이 된다. 은 이러한 역사적인 사건들이 단지 배경이 아니라, 평범한 인물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묘사한 몇 안 되는 사극 중 하나다. 또한 “더 아픈 사람”을 향하는 ‘인술’을 끝까지 고집하는 의사들의 모습이 보여주듯, 궁극적인 기획의도를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드라마이기도 하다. 의 투박함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지 몰라도, 이 끝까지 지키고자 한 역사와 인간에 대한 진지한 태도에 대해서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제 황정은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이름마저 짐승(소근개)이었던 백정이, 인간이 되고, 의사(醫師)가 되고, 이제 의병장으로서 더 큰 의사(義士)의 길을 가게 된 것이다. 아직 결말까지는 한 회 남아있지만, 황정이 병들어 약해진 나라 조선 역시 끝까지 최선을 다해 고치리라는 사실 하나만큼은 분명하다. 그가 지금까지 모든 작고, 약한 사람에게 해온 것처럼 말이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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