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자신만만 비의 70분
, 자신만만 비의 70분" /> KBS2 화 밤 11시 5분
“자신이 자랑스러웠다”는 말은 비가 가장 자주 하는 말 중 하나일 것이다. 5집 활동 당시 출연한 MBC ‘무릎 팍 도사’에서도 그랬고 어제 에서도 역시 저 말은 빠지지 않았다. 영화 촬영 당시 탐독했다는 ‘절제의 성공학’이라는 책에서 읽히듯이, 시련을 이기고 불굴의 의지와 도전으로 성공을 거둔 자로서의 자랑스러움과 자신감은 현재의 비를 특징짓는 가장 중요한 단어다. 명사의 성공스토리를 가장 대중적인 방식으로 풀어내는 ‘무릎 팍 도사’가 그러한 비라는 텍스트를 그 코너 성격에 그대로 들어맞는 자기계발서사의 전형으로 충실히 읽어냈다면, 는 그 자신만만한 엔터테이너 비의 매력을 최대한 활용하며 예능적 기능에 충실하고자 했다. 비는 특유의 노련한 매너로 프로그램을 이끌어갔고, “동네 형”인 MC 김승우와 박진영의 또 다른 아이돌 장우영 등 비 라인으로 연결되는 패널들과의 인연도 적절한 웃음을 주었다. 김승우의 야심처럼 “예리하고 깊이 있는 질문”을 통해 신선한 대답을 얻어내지는 못했지만, 열혈팬이 아닌 일반 시청자들이 비에게 기대하는 딱 그만큼의 매력을 보여준 70분이었다고는 할 수 있겠다. 비는 더 이상 “박진영과 헤어진 진짜 이유는?”과 같은 질문에 당황할 사람도 아니고, 깜짝 게스트의 폭로에 흔들릴 사람은 더더욱 아니다. 대중들은 비에게 의외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숨을 헐떡거리면서도 상대를 기어코 이겨낸 씨름장면처럼 무엇에든 최선을 다하고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이미 완성형 캐릭터에 가까운 자의 숙명처럼 지루할 수밖에 없는 비에게 색다른 모습을 기대하는 이들이 있다면 MBC ‘라디오 스타’를 기다리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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