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형제들’, <일밤>에도 봄은 오는가
에도 봄은 오는가" /> ‘뜨거운 형제들’ MBC 일 저녁 5시 20분
“감동과 눈물은 ‘단비’에게 맡기고 뜨거운 웃음을 찾기로 한” 것은 개편 후 에서의 가장 현명한 결단이었던 듯하다. 탁재훈, 박명수, 김구라라는 예능계의 독설 라인에 이들의 구박을 쿠션처럼 흡수할 노유민과 박휘순을 배치하고 예능에는 초보지만 입담 좋은 연기자 한상진과 아웃사이더적인 캐릭터를 지닌 싸이먼 D를 더하고 막내 역의 이기광으로 마무리하는 여덟 명의 조합이 일단 상당히 좋다. ‘오빠밴드’를 비롯해 한동안 에서 부진했던 탁재훈은 김구라-박명수라는 막말 쌍둥이에게 대접 못 받는 맏형 ‘탁~씨(TAXI)’로 일찌감치 캐릭터를 잡기 시작했다. 과 중에 선택한다면 당연히 이라고 당당하게 밝히는 박명수지만 뚜렷한 1인자 없는 ‘3형 3중간 2동생’ 체제에서는 넘치는 자신감으로 탁재훈과의 묘한 천적관계를 형성한다. 또, 자식을 이용한다는 공격에 “자식 갖고 돈을 벌 수는 있어. 하지만 어떻게 자식한테 인형이라 그래!” 라며 오히려 탁재훈을 옴짝달싹못하게 만들어버리는 김구라까지 이 매사에 심드렁하고 감동의 ‘ㄱ’과도 거리가 먼 형들은 끊임없이 말로 잽을 날리며 서로를 물어뜯지만 ‘뜨거운 형제들’의 재미는 바로 거기서 시작된다. 게다가 미혼남들이 이들 유부남의 아바타가 되어 대신 소개팅에 나간다는 콘셉트는 양쪽의 상반된 기질 때문에 파트너 선정에서부터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그들이 그토록 목숨 걸고 소개팅을 준비할 수밖에 없는 이유인 ‘헤엄쳐서 한강 건너기 벌칙’이 이미 신고식에서 겪어본 공포라는 점이 밝혀지며 다음 주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냈다. 드디어 에도 봄이 오는 것일까.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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