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연기대상 > vs < SBS 연예대상 >
vs < SBS 연예대상 >" />< MBC 연기대상 > MBC 수 밤 9시 55분
드라마왕국 MBC가 재건된 2009년, 왕국의 지배자는 여왕이었다. 뮤지컬 오프닝으로 문을 연 < MBC 연기대상 >은 신국의 또 다른 여왕이었던 미실, 고현정의 대상 수상으로 마무리되었다. 주요 부문 수상 역시 2009년 상반기를 지배한 팀과 사이좋게 나누어 가졌다. 그 이유 때문일까. 신인상부터 시작해 대상을 제외한 거의 모든 부문이 공동 수상이었기 때문에, 단 하나여야 빛날 수 있는 트로피가 바래보일 정도였다. 특히 1부의 라디오 부문 시상의 경우, 청취자들에게 가장 멋진 방법으로 감사를 표한 의 손석희의 수상소감은 멋졌지만, “초면인 사람들” 틈에 있던 라디오 DJ들은 어색해 보였다. 수상 소감을 길게 말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과, 소감이 아니라 만담을 하게 내버려두거나 하고 싶지 않은 말들까지 끌어내려고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연기자석에 내려가 억지스러운 인터뷰를 하는 식의 무리수는, 결국 방송사고인가 싶을 정도의 상황까지 연출했다. 생방송 시간을 조절하지 못해, 계속해서 들쑥날쑥한 느낌을 주었던 이 기이한 시상식은, 결국 재치 있는 진행과 무례한 진행의 차이를 아직도 알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는 진행자 이휘재의 또 한 번의 수상소감 강요로 불편하게 문을 닫고 말았다. 그 와중에도 빛나는 수상소감을 전한 연기자들도 있었고, 감동의 순간도 있었다. 시상식의 질과는 상관없이 나름의 일 년을 행복하게 마무리 할 기회가 주어졌던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공로상 수상자인 의 박정란 작가는 “2010년에는 막장드라마라는 말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청자로서, 막장드라마라는 말을 할 수 밖에 없는 드라마들이 2010년에는 사라졌으면 좋겠다.
글 윤이나
< MBC 연기대상 > vs < SBS 연예대상 >
vs < SBS 연예대상 >" />< SBS 연예대상 > SBS 수 밤 8시 50분
홍콩 영화계에 유덕화와 양조위가 있다면 우리 예능계에는 강호동과 유재석이 있다. 서로 전혀 다른 스타일이지만 이름만으로도 하나의 장르이자 프로그램이 되어버리는 그들. 현재 스코어 1:1 상황에서 < SBS 연예대상 >에 쏠린 관심은 오직 2009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였다. SBS도 익히 이런 사정을 알고 있었는지 최우수 프로그램상에 을, 베스트 팀워크상에 을 선정하며 둘 사이의 긴장감을 팽팽히 이어갔다. 이제 한쪽으로 기울어질 수밖에 없는 선택의 순간. SBS는 유재석의 손을 이효리의 손과 함께 들었다. 예능하는 분들에게 송구스럽다는 이효리에게 굳이 대상을 수여하며 맥 빠진 결과를 연출한 것은 줏대를 지키는 동시에 선택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한 고육지책이었다. 고심한 흔적이 보이는 SBS에 보답하듯 유재석은 수상 소감 끝에 이효리와 무반주 댄스를 추겠다고 제안하며 무안할 만큼 지루했던 방송을 훈훈하게 마무리했다. 이등병 빵모자를 쓰고 깜짝 등장한 붐이 국방부 장관 성함까지 호명하는 핵폭탄을 터트렸지만 유재석은 유재석이었다. 이날 최고의 장면은 MC 신동엽이 대상 후보 인터뷰를 하면서 특유의 난처한 상황에 빠뜨리는 토크로 강호동을 무력화하고, 유재석 앞으로 다갔을 때다. “솔직히 대상을 받고 싶지 않냐”고 얄밉게 몰아갈 때 유재석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 “사장님, 오랜만이네요.” 소속사와 잡음이 있던 유재석이 “그 동안 통 못 뵈었는데…” 하자 천하의 신동엽이 당황해서 얼굴이 벌게졌다. 이에 “사장님은 누가 받았으면 좋겠어요?”로 이어지는 상황은 모면하면서 큰 웃음을 만들어내는 센스. 아무리 자세를 낮춰도 왜 본인이 대상을 받아야 하는지 유재석은 이날 스스로 증명했다.
글 김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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