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심장> SBS 화 밤 11시 5분
첫 방송 이후 <강심장>의 시청률은 10%대 중후반을 유지하고 있다. 절대강자 없는 화요일 밤이라 해도 양호한 성적이지만 <강심장>에 대해서는 아직 호평보다 비판이 대세다. 사실 <강심장>은 기존 집단 토크쇼의 요소들을 짬뽕한 것 같은 프로그램인 동시에 출연진들이 흔히 토크 소재로 삼는 ‘행사’에 가깝다. 동네 나이트의 막간 무대 같은 이곳에는 분위기를 띄우는 바람잡이가 있고, 모처럼 나들이한 젊은 아가씨들도 있으며 흥을 주체하지 못하고 무대로 달려 나오는 왕언니들도 있다. 그래서 진부하지만 친숙하고 싼티 나지만 재미있는 <강심장>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은 ‘지역 특산물 행사의 황태자’ 붐과 조수 격인 이특이고 MC인 강호동과 이승기의 주된 역할은 진행보다 경청이다. 임성민의 남북 화합 토크, 홍석천의 논개 정신 고백이 있었던 어제 흥미로웠던 흐름은 양정아의 ‘예지원 왕따설’에 대한 해명과 윤아의 ‘티파니 왕따설’에 대한 해명이었다. “되게 이상한 거 많이 했거든요”라는 말로 시작된 한승연의 무명 시절 설움에 대한 고백과 슈퍼 주니어 데뷔 당시 무대 메인 자리를 놓쳤던 은혁의 자조 섞인 토크 또한 쏟아지는 기사와 루머 사이에서 연예인들이 발 빠르게, 그리고 가볍게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공식적인 채널로 미니홈피 대신 방송을 활용할 수 있는 시대임을 보여준다. 그래서 지금 <강심장>은 ‘행사’와 그룹 내 ‘센터’ 자리, 케이블과 지상파 출연의 차이가 연예인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등 이 바닥 돌아가는 생리를 이미 빠삭하게 알고 있는 대중을 향한 토크쇼다. 이렇듯 ‘너도 알고 나도 알지만 그동안 쉬쉬했던’ 토크의 물꼬를 튼 것은 물론 <황금어장>의 ‘무릎 팍 도사’와 ‘라디오 스타’다. 앞으로 <강심장>은 그 틈새에서 자기만의 영역을 구축할 수 있을까? 다음 주 ‘입영 특집’ 후 빠지게 되는 붐의 빈자리 또한 만만찮은 숙제다.
글 최지은

<공주가 돌아왔다> 마지막 회 KBS2 월-화 밤 9시 55분
시작부터 너무나 조용히 돌아왔던 공주는 마지막 가는 길에서도 너무나 조용히 사라졌다. 사실 동시간대 <선덕여왕>이라는 거함과 다퉈야 했던 이 드라마가 흥행에 성공하리라 기대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인 무언가를 남겼는지 따져보는 것일 텐데, 그 부분에 있어서 <공주가 돌아왔다>는 참 심심한 결말을 보여줬다. 정확히 말해 그동안 꼬인 사건들이 해결되고 완료되어서 완결되었다기보다는 마지막 회를 위해 사건들이 해결되었다는 인상을 준다. 17년 만에 돌아와 도경(오연수)의 마음을 흔들리게 했던 찬우(이재황)는 너무나 담백하게 다시 외국으로 떠나주고, 도경 역시 잠시나마 자신을 공주로 만들어줘 고맙다는 말과 함께 별다른 갈등 없이 흔쾌히 그를 보내준다. 여기에 ‘일 년 후’의 매직이 더해져 복면 그룹 마이너스 통장을 이끌다가 해체 위기에 처했던 봉희(탁재훈)는 갑자기 포장마차에서 자신들의 팬이라며 등장한 네 명의 젊은이들을 플러스 통장으로 데뷔시켜 히트 작곡가에 등극하고, 공심(황신혜)의 추천으로 프랑스 유학에 올랐던 도경의 아들 선남은 <로미오와 줄리엣> 주인공으로 발탁되었다며 신문에 등장하니 이것이야 말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해피엔딩이라 할 만하다. 그동안 마음 고생했던 인물들에게 하나씩 행복을 나눠주고 싶은 마음이었던 걸까. 그야 창작자의 권리지만 기왕이면 드라마 가는 마지막 길을 지켜보던 시청자에게도 공감 한 줌 나눠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글 위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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