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토-일 밤 10시
은 한동안 TV에서 찾기 어려웠던 칙릿 드라마다. 같은 방송사에서 방영됐던 이후 근 1년 만이다. 게다가 의 원작과 함께 한국형 칙릿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니 그동안 심심했던 칙릿 팬들의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하다. 원작이 그려낸 세계보다 훨씬 더 화려한 패션계를 뮤직비디오처럼 스케치하는 감각적인 영상과 소비사회의 총아인 핫하고 시크한 인물들의 러브 판타지가 빠르게 전개된 의 1, 2회는 수많은 칙릿을 통해 학습된 젊은 여성 시청층의 취향과 욕망에 적극적으로 봉사하겠다는 야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은 MBC 이후 꾸준히 진화해왔던 한국형 칙릿 드라마 장르에서 성찰은 최소화시키고 트렌디한 소비감각만 극대화시킨 드라마다. 이것은 주인공 이서정(이지아)이 원작의 핵심 정서를 압축하는 가장 중요한 설정 중 하나였던 ‘올드미스 다이어리’ 모티브를 포기하고 흔하디흔한 민폐형 캔디 캐릭터로 등장했을 때부터 우려되던 문제다. 출발부터 전혀 다른 지향점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솔직하게 드러낸 것을 보면 앞으로도 에서 주인공의 비평가적 시선과 진지한 성장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 하다. 그저 사고는 단순화시키고 김혜수의 과감한 스타일과 이용우의 훈훈함, 이지아의 슬랩스틱과 을 연상시키는 류시원의 요리 장면을 감상하는 것이 이 드라마를 가장 즐기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글 김선영

<해피선데이> ‘남자의 자격’ KBS2 오후 5시 20분
지난 주 ‘남자, 그리고 젊은 그대’ 1편의 미션은, 아이돌들의 이름과 얼굴을 매치시키지 못하고, 이모티콘이라는 게 무엇인지 조차 모르는 멤버들이, 네티즌에게 발맞추기 위하여 2PM의 춤을 추는 UCC를 올리는 것이었다. 멤버들은 ‘아저씨들의 아이돌화’가 아닌 ‘아이돌의 아저씨화’를 통해 나름의 방식으로 춤을 마스터했다. 김성민은 지난주에 이어 어제의 2편에서 공개된 UCC의 제작 과정 중,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짜증을 불러일으킬 만큼의 열의를 보여줌으로서 지금까지 쌓아온 캐릭터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어진 ‘남자, 자전거 여행’ 미션은 멤버들 일곱 명이 7인승 자전거를 타고 인천 석모도까지 여행을 떠나는 것. 결국 ‘남자의 자격’은 멤버들이 얼마나 아저씨스러운지,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아저씨스러움을 나름대로 어떻게 극복해가는 지, 그 모습과 과정을 통해 재미를 주는 프로그램이다. 그런 의미에서 일단 육체를 움직이는 것 자체를 기피하는 아저씨들을 서로 협동하지 않으면 나아가는 것이 불가능한 7인승 자전거 위로 올려놓은 이번 미션은 재미있는 발상으로 보인다. 서로에게 소리를 지르지만, 어떻게든 함께 가보려는 모습으로 자전거 여행은 시작됐다. 하지만 아저씨들과는 상반되는 열정으로 사사건건 이경규의 발목을 잡는 ‘김봉창씨’ 김성민에 비해, 아저씨라고 할 수도 없는 나이에 어중간하게 끼어있는 이정진와 윤형빈의 캐릭터는 여전히 애매했으며, 7개의 자전거의 무게중심이 지나치게 분산되어 있다는 느낌을 줬다. ‘남자의 자격’에서는 잘 못하고, 어색한 것은 사실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억지를 부리더라도 노력해야 하고, 끝내 성공해야 한다. ‘그게 남자’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남자의 자격’이기 때문이다. 다음 주에 만나게 될 일곱 남자의 ‘자전거를 탄 풍경’에 과연 그 노력이 담길 수 있을까.
글 윤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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