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투게더> KBS2 밤 11시 10분
이승철과 윤상현, 그리고 소녀시대의 태연은 그냥 이름만 늘어놓고 보면 아무런 상관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소녀시대의 히트곡 ‘소녀시대’의 메가 히트 원곡을 부른 사람이 바로 이승철이며, 윤상현이 최근 드라마에서 부활의 ‘Never Ending Story’를 불러 많은 사랑을 받았던 점을 생각하면 또 그렇게까지 어색한 조합은 아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제의 <해피 투게더>에서 이승철은 윤상현이 자신의 뮤직비디오로 데뷔한 것을 이야기 하며 ‘그 때 잡았어야 돼’를 외쳤고, 곧 미니앨범으로 돌아올 소녀시대의 리더 태연은 소녀시대 히트송 메들리에 맞추어 깜찍하게 춤을 추었다. 하지만 깜찍한 태연보다 더욱 사랑스러웠던 것은 이승철의 11개월 된 딸 원이의 모습이었다. 아빠가 출연하는 프로그램 콘셉트에 맞추어 깜찍한 샤워가운에 수건으로 만든 양머리를 쓰고 등장한 원이는, 수많은 카메라에 겁을 먹고 있다가 박명수의 민서용 개그에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 모습이 요새 <해피 투게더>에서 큰 웃음을 당최 보여준 적이 없던 박명수의 강한 한 방이 되었으니, 박명수는 때 맞춰 울어준 원이에게 감사라도 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정작 게스트들과 함께 한 토크는 한 번 더 생각해야 알 수 있는 게스트들 간의 관계처럼 자연스럽지 않았으며, 윤상현의 ‘캐비닛 토크’도 태연의 성대모사도 어디선가 한 번 본 듯한 장면처럼 느껴졌다.
이승철은 2년 전 아내의 임신 소식을 처음 공개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던 바로 그 자리에서, 시간이 흘러 세상에 나오고 자라 11개월 된 딸 원이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그러면 2년여에 가까운 시간 동안 그 자리에 있었던 <해피투게더>는 원이만큼 성장했을까.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글 윤이나

<파트너> KBS 수-목 밤 9시 55분
한국에서 법정 드라마는 흔히 ‘법원에서 연애하는 드라마’라는 비아냥에 가까운 말을 듣곤 한다. 소수의 작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드라마가 재판의 치열함 대신 연애사를 더 비중있게 다루는 편이기 때문이다. 이 정의에 따른다면, KBS <파트너>는 아직까지는 법정에서 연애‘도’하는 드라마다. 티격태격하는 강은호(김현주)와 이태조(이동욱)의 관계는 앞으로 그들의 관계를 짐작케 하고, 이태조와 한정원(이하늬), 다시 한정원과 이영우(최철호)의 관계는 사각 멜로드라마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그러나 <파트너>는 연애를 위해 사건을 만들어내기 보다는 법정 드라마 속에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쪽에 가깝다. 강은호가 변호를 맡은 살인 사건은 한 회 에피소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사건에는 계속 새로운 증거와 반전이 추가 되면서 드라마의 중심축이 되어준다. 강은호와 이태조를 중심으로 한 멜로드라마는 아직 본궤도로 가지 않고, 사건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서로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선을 유지한다. 전문직 드라마와 멜로드라마 양쪽을 모두 잡아야 대중성을 확보하기 용이한 한국 드라마의 딜레마를 해결하려고 했달까. 그러나 이 두 가지를 모두 잡으려는 딜레마는 캐릭터의 묘사에 문제를 일으킨다. 복잡한 법정 드라마와 티격태격하며 정드는 남녀의 멜로물을 섞으면서, <파트너>는 사건의 규명 자체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되 사건을 해결하는 캐릭터는 기존 트렌디 드라마를 연상시킬 만큼 전형적이다. 착하고 순수한 여주인공과 바람둥이지만 마음은 곧은 변호사, 야망이 있는 또 다른 남녀 변호사. 캐릭터의 성격은 분명한 만큼 인간적인 다양함이 부족하고, 이는 인간 군상들이 복잡하게 얽혀 들어가는 재판의 현실과 다소 동떨어져 보인다. 어쩌면 <파트너>의 관건은 법이냐 사랑이냐 이전에 그 두 가지를 모두 해야 하는 캐릭터를 섬세하게 가다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글 강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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