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와> MBC 저녁 11시 10분
마지막 회에서 어떤 등장인물도 놓치지 않고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었던 <내조의 여왕>이 가고, <놀러와>의 ‘<내조의 여왕> 완소남 스페셜’이 왔다. 사전 인터뷰를 통해 할 이야기를 정해 놓은 듯한 느낌을 주는 질문들이 간혹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기도 했지만, 적어도 몇 백번은 본 듯한 장면들로 구성된 하이라이트를 굳이 또 보여주고, 조연 배우들을 순식간에 깍두기로 만들어버리는 급조된 ‘드라마 스페셜’들 보다는 어제의 <놀러와>가 훨씬 나았다. 한부장보다 훨씬 웃긴 최철호의 숨겨진 예능감과, 교포 같지만 목포사나이인 오지호의 솔직한 매력에 더해, 드디어 삼재(三災)가 끝났다는 태봉 씨 윤상현의 노래를 두 곡씩이나 들을 수 있었던 방송이었으니 이 정도면 완소남 스페셜이라 이름 붙여도 어색하지 않다. 하지만 진정한 다크호스는 따로 있었으니, 전화 통화 한 번으로 스튜디오를 평정한 진정한 ‘여왕님’ 김남주였다. 자신보다 더 웃기는 것을 경계하며 최철호에게 ‘자기 혼자 그렇게 웃기기 없기!’라며 혼내듯이 말하고, 오지호가 완벽한 남자인 이유에 ‘말근육’이 아주 중요한 요소임을 반복해 강조하며, 전화 통화만으로 국민MC도 떨게 만들던 그녀는, 사랑스러운 우리의 ‘아줌마’ 천지애 그 자체였다.
글 윤이나

<6시 내고향> KBS1 저녁 6시
꽃처럼 탐스러운 꽃새우를 아는가? 제철을 맞은 충남 보령 앞바다의 꽃새우. 새우가 탐스럽게 붉다 못해 꽃처럼 아름다워 꽃새우라 한단다. 보령의 맑은 앞바다에서 마을 남자들이 새우를 잡아오면 조그만 항구에서 기다리던 아낙들이 손질을 하고 요리한다. 수입산 새우들이 절대로 따라올 수 없는 그 부드럽고 쫀득한 맛과 붉은 껍질. 그냥 말려 먹는 것으로 많이들 알고 있지만 폭 삶는 것은 기본이요, 머리를 떼어내고 빻아서 전으로 부쳐 먹기도 하고 먹기에 번거롭지도 않고 맛도 좋은 꽃새우 게장까지 담근다. 전국의 산해진미를 찾아 떠다니는 <식객>이 여기에 있다. <6시 내고향>은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리포터의 멘트 시종일관 쏟아지는 가운데 마을 어르신들과 하나마나한 대화를 스피디하게 진행하고, 침 꼴깍 넘어가는 음식과 웃음 한가득 담긴 잔칫상을 펼쳐 보이는 형식이다. 너무나 오랫동안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 전형적인 프로그램이라 치부하지만 신기하게도 언제나 군침이 돌고, 그립게 만드는 것이 <6시 내고향>의 미덕이다. 그렇다보니 리포터 특유의 정형화된 오버와 호들갑도 이상하게 정겹게만 느껴진다. 프로그램 포맷보다도 콘텐츠가 우선이라는 방증을 하는 셈. 매번 새로운 것을 갈구하지만 때가 되면 되돌아오는 제철 음식 같은 프로그램도 필요한 법이다.
글 김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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