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사진=JTBC ‘마녀보감’ 방송화면 캡처
사진=JTBC ‘마녀보감’ 방송화면 캡처
JTBC ‘마녀보감’ 첫 방송, 2016년 5월 13일 오후 8시 30분

다섯 줄 요약
수렴청정을 하는 명종의 어머니 대비 윤 씨(김영애)는 중전(장희진)이 도통 임신을 하지 못하자 흑주술에 능한 성수청 대무녀 홍주(염정아)를 궁궐로 부른다. 대비는 홍주에게 중전이 임신할 수 있도록 하라 명하지만, 홍주는 중전이 불임이란 사실을 전한다. 그리고 그에게 흑주술을 이용해 왕의 후사를 만들 수 있다고 얘기한다. 방법은 신력(神力)이 강한 무녀 해란(정인선)에게 왕의 아이를 임신시킨 후, 흑주술로 아이를 중전의 몸의 옮기고, 해란을 살해하는 것. 해란은 죽기 직전 중전의 뱃속 쌍둥이에게 저주를 내렸고, 홍주는 세자의 저주를 공주에게 옮긴 뒤 소격서 최현서(이성재) 대감을 찾아가 나라를 위해 당신이 공주를 죽여야 한다고 말한다.

리뷰
어떤 드라마의 첫 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흥미다. 사극은 비교적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기 쉬운 편이다. 시청자들이 익히 알고 있는 역사로 이야기를 시작할 수도 있고, (정통사극이 아니라면) 매력적인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워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 3월 종영한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는 조선이 건국되기 전 고려 말의 상황을 실감 나게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고, 최근 방송을 시작한 MBC ‘옥중화’는 주인공 옥녀의 어린 시절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이 옥녀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하였다.

그런데 13일 첫 방송 된 ‘마녀보감’은 조금 달랐다. 배경만 조선 명종 시대일 뿐, 작가의 상상력으로 채워진 퓨전 사극이기 때문에 실제 역사적 지식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날 방송은 4년 전 방송된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등장한 바 있는 조선 왕실의 안녕과 복을 빌던 국무당(國巫堂), 성수청이 다시 한 번 배경으로 나온다는 것을 제외하면,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이야기였다. 또한, 저주를 받은 공주 연희(김새론)의 탄생 비화가 다뤄졌지만, 정작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김새론과 윤시윤의 모습은 드라마가 끝날 무렵에서야 아주 잠깐 등장했다.

주연이 등장하지 않는 생소한 이야기인 ‘마녀보감’ 1회가 끝까지 긴장감을 전달할 수 있었던 것은 배우들의 카리스마 덕분이었다. 이날 방송에서 등장한 염정아와 김영애·장희진 그리고 이성재는 카리스마 가득한 연기력을 70분 내내 보여줬다. 염정아는 흑무녀 홍주로 시종일관 강력한 눈빛을 발사했고, 차가운 캐릭터의 느낌을 브라운관 너머로 고스란히 전달했다. 그의 모습은 오싹함마저 느껴지게 했다. 또한, 그를 뒤에서 적극적으로 후원하는 대비 역의 김영애와 비운의 중전 장희진이 흑주술로는 완전히 채울 수 없었던 비극적 이야기의 빈틈을 메웠다. ‘마녀보감‘의 포문을 열었던 최현서 역의 이성재가 흑주술이 불러올 비극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 또한 시청자들을 집중시켰다. 여기에 감각적인 연출이 더해지니 시청자들은 ’마녀보감‘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종종 아역들이 기대 이상의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줘 성인 배우들을 본의 아니게 부담스럽게 만드는 작품들이 있었다. ‘마녀보감’은 그 반대인 상황 같다. 아직 주인공들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선배 배우들이 카리스마 가득한 연기력으로 ‘마녀보감’의 시작을 제대로 알렸기 때문이다. 이제 ‘마녀보감’은 윤시윤·김새론을 비롯해 본격적인 이야기를 끌고 나갈 배우들이 1회에서 출연한 선배 배우들과 얼마나 어우러지고 융화되어 시청자들을 끌어당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다 포인트
– ‘마녀 보감’과 ‘해를 품은 달’의 소름 끼치는 평행이론 (소름 주의)
– ‘마녀’ 대왕대비 윤 씨는 배우 김영애, ‘해품달’ 대비 윤 씨도 배우 김영애
– ‘마녀’ 신력 강한 무녀 역 ‘장’인선, ‘해품달’ 신력 강한 무녀 역 ‘장’영남
– ‘마녀’ 여주인공 연희 김새론과 ‘해품달’ 여주인공(아역) 김유정은 절친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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