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저씨
돌저씨
SBS ‘돌아와요 아저씨’ 12회 2016년 3월 31일 오후 10시

다섯줄요약
신다혜(이민정)가 어릴 적 기억을 잃고 외롭게 살아온 것을 알게 된 한홍난(오연서). 홍난은 친동생 다혜가 친오빠 한기탁(김수로. 홍난의 역송 전 몸)과 남편 김영수(김인권)를 동시에 잃어버렸다는 사실에 몹시 괴로워한다. 송이연(이하늬)은 그런 홍난을 지켜보면서 기탁처럼 될까봐 매니저 일을 관두게 하고, 이해준(정지훈)과 선진백화점 모델 건을 계약한다. 한편 한나(이레)는 정지훈(윤박)과 같은 바나나 알레르기가 있는 것이 드러난다.

리뷰
11회에 이어 12회에서도 소름 반전이 일어났다. 11회에 다혜가 기탁의 친동생이란 반전이 터졌는데, 12회에선 지훈이 한나의 친아빠일지도 모른다는 충격적인 상황이 던져졌다. 11·12회는 다혜 출생의 비밀에 한나 출생의 비밀까지 예상 못한 스토리가 연달아 휘몰아쳐 시청자의 혼을 빼놓았지만, ‘지훈이 한나의 친부’라는 높은 확률의 반전 가설은 상당히 찝찝한 기분이 들게 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착한 줄만 알았던 영수의 아내 다혜는 뒤로 깐 호박씨를 철저히 숨겨온 여자로 전락해버리고, 영수는 남의 자식을, 그것도 현재 자신이 가장 미워하는 지훈의 딸을 애지중지 키워온 불쌍한 인간이 되어버린다. 이뿐이라. 지훈과 한나가 부녀 사이면, 주인공들의 가계도·관계도가 복잡하게 꼬이는 ‘막장’ 냄새를 풀풀 풍길 수밖에 없다. 다혜는 영수의 아내이자 기탁의 친동생, 다혜가 낳은 딸 이레의 아빠는 영수가 아니라 지훈, 그러면 기탁은 지훈과 영수 둘 중 누구를 매제로 봐야 하는지 꼬인 관계망을 살펴봐야 한다.

하지만 아직은 명확히 결정나지 않았기에 한나와 지훈은 아무 관계가 아니라고 믿고 싶다. 작가가 원작 스토리대로 가지 않았을 수 있고, 한때 지훈을 기탁의 친동생으로 착각하게 만든 것처럼 한나·지훈 사이 역시 또 다른 반전을 주기 위한 장치로 이용될 수도 있지 않은가?

‘돌아와요 아저씨(이하 돌아저씨)’가 다혜·한나 모녀 출생의 비밀로 반전을 거듭하며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이날 방송에선 죽어서야 친동생 다혜를 만난 홍난, 두 남매의 비극이 그려졌다. ‘정체 발설 금지’란 역송 원칙에 따라 친동생의 비밀을 묻고 혼자서 슬픔을 감당해야 하는 홍난, 남편과 친오빠를 동시에 잃은 비운의 여주인공 다혜, 그리고 다혜를 외롭게 만든 것에 죄책감을 느끼는 해준, 여기에 재국(최원영)의 마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또다시 당하는 이연까지 주인공 4인방과 가족들의 짠내나는 상황은 가슴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드라마가 후반부에 접어들었는데도 여전히 주인공들의 상황은 비극이다. 그래도 이 드라마는 특유의 유머로 주인공들을 마냥 슬퍼하게만 두지 않는다. 주인공들은 슬픔을 삼킨 채 현재를 살아나간다. ‘돌아저씨’에선 이연은 홍난을 위해, 홍난은 이연을 위해, 해준은 다혜와 한나 가족들을 위해 주인공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치열한 삶을 사는 인간적이고 따뜻한 미덕이 있다. 그래서 ‘돌아저씨’는 ‘태양의 후예’에 밀린 낮은 시청률에도 가슴을 울리는 드라마가 되고 있다.

수다포인트
– 이민정이 김인권 아내이면서 김수로 친동생, 그리고 윤박이 이레 친아빠?…… 복잡하게 꼬인 이민정 족보
– 작가님, 윤박이 이레 아빠 아니죠? 제발 이러지 마요
– 정지훈·윤박의 깨방정 댄스 대방출, 빵 터지네
– 분유를 뺏느냐? 뺏기느냐? 정지훈·이문식의 분유 쟁탈전, 또 빵 터지네
– 포춘쿠키의 X, ‘엑스맨’은 누구인가?

이윤미 객원기자
사진. SBS ‘돌아와요 아저씨’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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