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더해피엔딩
한번더해피엔딩
MBC ‘한 번 더 해피엔딩’ 2회 2016년 1월 21일 목요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아침이 되고 잠에서 깨어난 한미모(장나라)는 정신이 들수록 새록새록 되살아나는 어젯밤의 기억에 혼비백산이다. 송수혁(정경호)과의 ‘혼인신고’는 숱한 우여곡절 끝에야 겨우, 미신고 해프닝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 난리 법석 후에 수혁이 ‘동네주민’임도 알게 된다. 애인과 동석한 전남편을 남의 결혼식에서 본 뒤 미모는 우울하다. 닥쳐온 결혼에 확신이 없어 고민하던 애란(서인영)은 동배(박은석)에게 헤어지자고 한다.응급실에 실려 간 미모는 해준(권율)에게 한눈에 빠진다.

리뷰
이날 초반의 관심사는 정말 한미모와 송수혁이 하루만에 키스와 프로포즈, 심지어 혼인신고까지 그것도 술에 취한 김에 일사천리로 다 해버렸는지 여부였다. 한 번씩의 종결된 결혼 경력을 갖고 있는 남녀가, 아무리 과거 초등학교 시절부터의 인연이 있다지만 이런 식으로 급격하게 현실 속의 관계로 발전한다는 건 어리둥절했다. 그야말로 미친 짓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술 먹고 술김에 맺은 ‘백년가약’이 정말 기어이 현실화가 된 것인지, 어쨌든 궁금했다.

둘 다 필름이 끊긴 탓에 주민센터까지 가보고야 겨우 해프닝이었음을 알게 된 과정은, ‘미신고’가 된 내역을 알고 보니 오히려 재미있고 유쾌해졌다. 어쨌든 대한민국 9급 공무원의 사명감이 중대사유보다 더 중대한 ‘실수로 인한’ 혼인신고를 막았다. 담당자(서현철)의 차분한 설명 “그러니까 내일 맑은 정신으로 다시 오세요”가 되레 웃음의 포인트가 됐다. 주민센터, 카페, 가정법원을 거쳐 한미모의 과거와 현재가 정말 LTE급으로 빠르게 뒤섞여 보여지며 “내 남자였던 남자”가 어떻게 ‘전남편’이 됐는지를 설명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애란이 동배에게 빗속에 무릎 꿇고 애원한 결혼 취소 사유는 “(결혼하기엔) 내 심장이 너무 뜨겁다”였다. 그리고 애꿎은 겨울비 속의 이별 장면은 너무 추워보인다. 굳이 그렇게까지 비를 내려야 했을까. 공감이 안 가긴, 겨울 폭우나 이유나 마찬가지.

전남편이 혼자 5년이나 키우던 개 뽀뽀를 데리고 오던 날, 105호에 사는 ‘애플힙’의 소유자 골드미스(레이양)가 죽었다는 우연까지는 그렇다 치자. 그런데 치킨 먹다 뼛조각이 걸려 질식사 했다니. 그 이후 한미모는 잠은커녕 숨조차 쉴 수가 없다. 혼자 외로이 죽어갈 거라는 공포에 질려 있다. 그리고 그 밤에 숨이 막혀 구급차를 타고야 만다. 이쯤 되면 곁에 누구 한 사람이라도 있어야 산다고 자극하는, 살고 싶으면 결혼하라는 결혼협박 드라마가 아닐까.

코믹인지 알았더니 호러가 되는 느낌이었다. 105호 여인의 죽음으로 급격히 강박에 시달리며 자다 가위 눌린 한미모. 그런데 이 급작스런 ‘구급차로 응급실 행’이 꽃미남 의사 구해준을 직접 만나기 위한 장치였던 것일까. 그것도 술김에 하려던 혼인신고의 유일한 증인으로 불려와 그걸 막은, 그녀를 보자마자 “제수씨”라고 부르는 그를? 모든 게 너무나 빠르고 급격하고 충동적이긴 하지만, 장나라도 권율도 대단히 사랑스럽긴 했다. 다음회가 궁금해질 만큼.

수다 포인트
-이혼에도 ‘사기이혼’이 있군요. 그것도 헤어진 지 5년만에 깨닫는?
-(금방 사랑에 빠지는)‘금사빠’ 한미모를 어쩌란 말인가.
-“지금부터 나만 봐요. 딴 데 보지 말고” 구해주신 의사 구해준 씨의 말입니다.
-“울렁거려요. 그쪽 때문에. 나 미친 건가요?” 그녀는 그의 이상형이라는 ‘산전수전 다 겪은 맑은 여자’ 일까요?

김원 객원기자
사진. MBC ‘한 번 더 해피엔딩’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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