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비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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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오 마이 비너스’ 15회 2016년 1월 4일 월요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김영호(소지섭)와 강주은(신민아)은 파티를 끝낸 후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낸다. ‘요망’해지기로 마음먹은 둘은 “편하고 따뜻한 밤”을 드디어 맞이한다. 영호는 이 시간을 위해 지웅과 준성도 내보내는 치밀함을 보인다. 서울에 올라온 권옥분(권기선) 여사는, 주은 집에 꽃을 사들고 인사 온 영호를 만나 얼떨결에 친해진다. 영호는 주은과 어머니를 모신 절을 찾아뵙고 돌아오는 길에, 목도리 속에 들었던 반지를 풀어 청혼한다.

리뷰
영호와 주은은 세상에 둘뿐인 것만 같은 행복감에 빠져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영호 말마따나 “1년 밀린 연애 다 해보자”는 에피소드의 연속이었다. 드라마 초반에 주은이 원하던 대로 “인생의 단맛”을 극대화시킨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졌다. 그간 내내 립서비스처럼 해왔던 본격적인 연애 행각을 이번 회에서 원 없이 다 한 셈이다.

어쩌면 시청자가 바라던 것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던 것일까. 적어도 두 사람의 사랑에 문제가 생길까 마음 졸일 일은 없을 듯하다. 게다가 소지섭이 가장 멋져 보이는 포즈와 구도와 상황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는 회였다. 신민아는 그저 아이처럼 좋아하고 탄성을 지르고, 그가 이끄는 대로 “딱 붙어서” 따라다니며 누리면 되는 역할이었다. 드라마가 ‘연애’를 그릴 때 대개 몇 회에 걸쳐서 할 법한 일들이 한꺼번에 펼쳐졌다.

해가 바뀌어서일까. 두 사람의 분위기는 이제 완전히 달라졌다. 불과 며칠 전에 온몸이 부서져나가는 영호의 사고를 통해, 마치도 이승과 저승으로 헤어진 커플들처럼 울며불며 생이별해야 했던 장면들을 본 기억마저 가물가물하다. 영호에게나 온 집안에 그런 끔찍한 사고와 평지풍파가 일었다는 사실은, 후유증 없이 말짱해진 영호의 “예쁘고 섹시하게 돌아온” 건재를 통해 다 무마된 것일까. 왜 두 사람은 그 힘든 시간을 겪어낸 성숙함이 아닌, 애들 같은 천진한 데이트를 고집할까.

사랑의 달달하지 않은 ‘이면’과 어른으로 살기의 무거움에 대해서는 이날 오수진(유인영)과 임우식(정겨운) 커플이 대신 보여준 셈이다. 어쩌면 결혼을 앞둔 연인들의 굉장히 현실적인 아픔과 오해를 보여주었고,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수진의 진짜 고민도 알게 됐다. 그렇게 유능한 변호사임에도 수진의 낮은 자존감은 왜 그렇게 해결되지 않는지도 이해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수진은 정말 끝끝내 ‘몸’에 갇힌 존재가 됐다. 심한 감량과 다이어트 강박으로 ‘난임’ 판정까지 받았으니, 이 아픈 연결고리들은 수진을 내내 옥죄고 말 것인가.

이제 영호의 몸이 정말 괜찮은지 걱정하는 것은 ‘섹시’에 초 치는 짓일까. 그 베드신은 왜 하필 이런 타이밍에 들어가, 몸이 괜찮지 않으면 사랑하는 사람 앞에 나타나지도 말아야 되는 것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것일까.

수다 포인트
-편하고 따뜻한 밤을 지내고 난 비너스의 소감. “다행이다. 꿈이 아니어서.”
-“어렵네, 데이트.” 세상에 쉬운 게 없네요, 코치님?
-“반지 끼워주고 싶은데. 거기서 여기까지는 좀 와주지?” 목도리 방울 속에 들어 있는 반지라… 로맨틱하네요.

김원 객원기자
사진. KBS2 ‘오 마이 비너스’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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