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텔
마리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36회 2015년 1월 2일 토요일 오후 11시 15분

다섯 줄 요약
정샘물은 1980년대 메이크업을, 김구라는 풍수지리와 손금을 주제로 후반전을 시작했다. 김동현은 후반전 역시 모르모트PD에게 이종격투기를 가르쳤고, 이혜정은 2016년을 맞아 기살리는 요리를 보여줬다. 여성 예능인 4인방으로 모인 판타스틱4는 90년대 인기였던 토크박스를 이용해 후반전을 시작했다. 그 결과, 1등은 김동현이 차지하며 벨트를 가져갔다.

리뷰
안방에 종합격투기를 선보이는 것만으로도 감동이라던 김동현. 방송을 꾸려나가는 센스만큼 그의 종합격투기 방송은 뛰어났다. 마이리틀텔레비전(이하 마리텔) 내 확실한 웃음 보증수표 모르모트PD까지 가세한 덕일까. 김동현은 UFC 챔피언벨트는 두르지 못했지만 마리텔 1위 벨트를 두르게 됐다. 전반전처럼 시청자들에게 무난한 웃음을 줄 것 같았던 두 사람. 하지만 후반전에는 전반전과 같은 웃음보다는 묘한 감동이 보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여자, 게다가 157cm. 성별에다가 체급의 차이까지. 하지만 선수는 선수였다. 모르모트PD, 아니 권해봄PD는 함서희 선수와의 대결에서 무참히 짓밟혔다. ‘짓밟히다’ 얼마나 비참한 단어란 말인가. 항상 어수룩한 표정과 당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준 권해봄PD. 시청자들로 하여금 극한직업이라는 평을 듣는 그. 불쌍하지만, 그런 모습으로 권해봄PD는 마리텔 내에서 가장 두터운 팬 층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그를 좋아하는 이유에는 오롯 당하는 모습이 웃기기 때문은 아니다.

어수룩해서 배우는 모습이 남다르게 웃긴 그지만 그는 항상 열심히 한다. 권모와 술수가 판을 치고 눈치를 보는 요즘 세상에서 뭐든 열심히 하는 그의 모습은 꽤 특별한 구석이 있다. 남들에게 비웃음 당하면 부끄러울 만도 한데, 꿋꿋하게 그는 다시 시도한다. 그리고 그런 모습은 이날 종합격투기 방송에서 빛을 바랐다. 맞아서 입에서 피가 나면서도 배운 기술을 잘 활용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는 권해봄PD. 그리고 그런 그에게 자신의 방송인데 다치게 해 미안하다고 말하는 김동현. 전반전 웃기기만 했던 방송에서 이런 감동의 순간을 보게 될 줄이야.

맞기만 해 안쓰러웠던 권해봄PD가 남자답게 보인 건 비단 한 사람만의 시선은 아닐 것. 재미를 넘어 이제는 감동까지 전해주는 모르모트PD. 빛나는 조연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그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지나가버린 2015 MBC연예대상. 열심히 하는 권해봄PD에게 지금이라도 상을 하나 만들어주고 싶다.

수다 포인트
-기미작가님 저승사자 짤빵 구합니다.
-모르모트PD님, 방귀뀌어도 멋졌어요.

함지연 객원기자
사진. MBC ‘마리텔’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