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정도전’ 방송 화면 캡처
KBS1 ‘정도전’ 방송 화면 캡처
KBS1 ‘정도전’ 방송 화면 캡처

KBS1 ‘정도전’ 39회 2014년 5월 24일 오후 9시 25분

다섯 줄 요약
공양왕(남성진)은 이성계(유동근)가 다시 일어날 것을 두려워하고 이에 정몽주(임호)는 이성계를 ‘고려의 손’으로 처단해야 한다고 하면서 탄핵을 주청한다. 정도전(조재현)은 처형장에 가기 직전 이성계를 향해 대업을 이루지 못하고 먼저 죽는 본인의 불충을 용서해달라며 숙배를 올린다. 이성계의 마지막 간청에도 끝내 마음을 돌리지 않은 정몽주는 칼을 빼든 이방원에 의해 선죽교 위에서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리뷰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가 최후를 맞았다. 난세에 피어난 ‘충절의 꽃’도 결국 역사의 도도한 흐름은 거스르지 못한 채 선죽교 위에 붉은빛 꽃잎을 흩뿌리고 말았다.

역성혁명을 놓고 서로에게 칼끝을 겨눠야 했던 이들의 일촉즉발의 관계도 정몽주의 죽음으로 균형추가 급격히 기울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들을 비난할 수 없다. “선(善)은 악(惡)을 만들고 악은 선을 만든다”는 말처럼, 이들이 놓인 상황이 역사 속 괴물을 낳았을 뿐이므로. 근 5개월간 ‘정도전’이 그려온 세계도 ‘선악의 충돌’이 아닌 ‘신념의 충돌’이었던 까닭이다.

‘신념’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연기로 구현한 배우들의 열연은 ‘정도전’이 위화도회군 이후 제2막을 열어젖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병상에서 일어난 뒤 분노에 몸서리쳤던 이성계는 정몽주의 손을 부여잡고 “제발 함께해 주시우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고, 이를 바라보는 정몽주의 눈빛에 자신의 신념과 오랜 벗에 대한 애정이 교차했다. 이들의 신념이 충돌한 순간의 적막은 역사를 사건이 아닌 인물의 감정 변화에 초점을 맞췄던 ‘정도전’만이 그려낼 수 있었던 깊고 슬픈 침묵이었다.

시대에 절망해 스스로 괴물이 되고자 했던 이들의 이야기는 ‘마지막 빗장’이었던 정몽주가 세상을 떠남으로써 중대한 변곡점을 맞았다. 공동의 목적을 잃은 이성계, 정도전, 이방원의 신념은 어느 방향을 향할 것인가. 관계의 균형추가 한껏 기운 ‘정도전’에도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 것으로 보인다.

수다 포인트
- 오늘 이후로 이성계 역할은 ‘유동근 이전’과 ‘유동근 이후’로 나뉠 듯합니다.
- 함께 갈 수 없으니 싹을 잘라 버린다, 어디서 많이 본 그림 아닌가요.
- 금란지교 정몽주를 잃은 정도전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네요. 이러다가 ‘괴물’ 넘어 ‘헐크’ 될 듯.
- ‘하여가’를 정몽주가 읽게 하다니, 이런 방법도 있었군요.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KBS1 ‘정도전’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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