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 1회 방송화면 캡처
KBS2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 1회 방송화면 캡처
KBS2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 1회 방송화면 캡처

KBS2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 1회 2013년 1월 15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1936년 만주에서 신정태(김현중)는 사람들의 돈 내기가 걸린 투전판에서 싸움으로 생활을 이어갔고, 의문의 남자 왕백산(정호빈)으로부터 자신의 아버지가 중국 북망산에서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배에 몸을 실었다. 상하이로 향하는 배에서 그는 8년 전(1928년) 신의주에서 지내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어린 신정태는 심장병을 앓고 있는 여동생 신청아(이지우)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밤낮으로 인력거를 끌었고, 그 와중에 위기에 처한 데쿠치 가야(주다영)를 구해주면서 첫 인연을 시작했다. 신정태는 여동생의 수술비를 빨리 마련하기 위해 친구 짱똘(김동희)에게 돈을 맡겼으나 짱똘은 투자했던 돈을 모두 잃게 되고, 이를 알게 된 신정태는 돈을 되찾기 위해 도비패를 찾아간다.

리뷰
오래간만에 보는 제대로 된 액션신에 몸이 달아오르는 느낌이었다. 1936년 만주를 배경으로 시작된 ‘감격시대’는 신정태 역을 맡은 김현중의 액션신으로 드라마의 포문을 열었다. 반듯한 외모에 귀공자 역할만 맡아왔던 김현중은 ‘꽃남’의 이미지를 벗고 방송 5분 만에 상남자 이미지를 얻었다. 매끄러운 액션과 마치 영화를 보는 듯이 유려한 카메라 워킹도 보는 맛을 더했다.

짧은 등장이었지만, 내공 담긴 눈빛과 남다른 액션 연기를 펼친 정호빈은 시청자를 8년 전 이야기로 이끌었다. 머리부터 김현중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 곽동연은 몸이 아픈 여동생 신청아를 향한 애틋한 가족애를 표현함과 동시에 위기에 처한 데쿠치 가야를 구하면서 신정태의 캐릭터를 압축적으로 형상화했다. 이어 등장한 김옥련(진세연)의 아역 지우도 위화감 없이 극에 녹아들며 앞으로 전개될 데구치 가야(임수향), 김옥련, 신정태의 삼각 로맨스를 예감케 했다.

드라마 도입부 김현중의 강렬한 등장만큼 눈길을 끌었던 대목은 바로 아역 배우들의 열연이었다. 자신의 신분을 모른 채 생활고에 지친 데쿠치 가야가 우연히 인연을 맺은 정태에게 마음을 뺏기는 장면이나, 등장만으로도 이목을 끌었던 어린 짱돌 김동희는 곽동연과 묘한 캐미를 자아냈다.

특히 곽동연의 연기는 김현중의 아역이라는 사실을 잊게 할 만큼 극에 몰입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동생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4천만 원이 넘는 전 재산을 짱돌에게 맡기는 어수룩함부터 돈을 찾으려 도비패를 쫓아갔다가 풍차(조달환)에게 대패한 뒤 황봉식(양익준)의 다리에 매달려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장면까지, 감정 표현의 폭이 넓은 이야기가 설득력 있게 다가온 데는 곽동연과 조연 배우들이 전하는 이야기가 단순히 ‘아역 출연 방송분’으로 그치지 않음을 의미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감격시대’는 5회까지 아역 배우들의 이야기로 극을 채우게 된다. 물론 앞으로 ‘감격시대’는 아역 배우 방송분이 포함된 대부분 드라마가 그렇듯 ‘아역’과 ‘성인’ 배우의 긴밀한 연결고리를 가져가는 것이 흥행에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하지만 1회 방송을 마친 지금 도발적인 상남자 포스를 물씬 풍긴 김현중의 뒤를 이은 곽동연은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모든 게 갖춰진 상황 속에, ‘상하이에서 온 그대’ 김현중의 활약이 더 중요해졌다.

‘150억’이라는 제작비는 제쳐 놓더라도 ‘감격시대’가 방송 1회 만에 흡입력 있는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었던 데는, 당대 문화에 충실한 복식, 세트 재현과 너무나도 매력적인 조연들의 호연 덕이 컸다. SBS ‘별에서 온 그대’, MBC ‘미스코리아’ 등 동 시간대 방송되는 수목극 강자들 속에서도 ‘감격시대’의 선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수다 포인트
- 돈이 없고, 현실이 궁핍해도 충분히 로맨틱할 수 있군요. 일단 ‘인력거’ 한 대부터 사야겠습니다.
- 조연이 이렇게 화려해도 되는 건가요. ‘똥파리’ 양익준과 ‘탁신’ 조달환이 한 화면에 있는 모습이라니….
- 어린 데쿠치 가야 역의 주다영 양과 김옥련 역의 지우 양, 정말 매력적이네요. 왠지 5회가 지나면 슬퍼질 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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