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송포유’ 2회 방송화면 캡쳐
SBS ‘송포유’ 2회 방송화면 캡쳐
SBS ‘송포유’ 2회 방송화면 캡쳐

SBS ‘송포유’ 2회 2013년 9월 22일 오후 11시 10분

다섯 줄 요약
폴란드 세계합창대회에 출전할 대한민국 대표를 선발하는 100일간의 여정, 그 두 번째 이야기. 각자 팀 선정을 마친 이승철과 엄정화는 예정된 팀 대결을 위해 연습에 박차를 가했다. 한 차례 중간 점검을 통해 서로의 기량을 확인한 두 팀. 이승철과 엄정화는 노래와 팀 연습을 병행하던 성지고등학교, 서울도시과학기술학교 합창 팀을 위해 각각 부산 콘서트 무대 꾸미기와 울릉도 합숙 훈련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

리뷰
울릉도로 향한 서울도시과학기술학교 합창 팀. 담배와 술 금지, 무단이탈 금지를 합숙의 절대 규칙으로 내세운 ‘송포유’ 마스터 엄정화가 규칙에 위배되는 소지품을 꺼내놓으라고 말하자 “카메라가 켜져 있는 한 아무도 꺼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대들고 나오는 아이들. 꿈을 잃고 방황하는 아이들에게 음악을 통해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을 제시하겠다던 ‘송포유’는 그렇게 방송과 리얼 버라이어티의 경계선에 서게 된다.

사실 보도를 전제로 하지 않은 방송은 찍는 사람과 찍히는 사람, 이 두 사람의 암묵적인 합의 하에 촬영되는 잘 만들어진 쇼다. 하지만 ‘송포유’에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제작진의 의도는 있어도, 방송을 통해 자신의 사생활과 행동거지가 적나라하게 노출된 상황에 놓인 아이들에게 방송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과정은 없었던듯했다. 모두가 그렇다고 단정 짓기는 어려울지라도 ‘재미’와 ‘호기심’으로 출연을 결정한 아이들이 촬영 중인 카메라를 잊은 듯 욕설과 치기 어린 행동을 감추지 않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절차다.

‘송포유’는 방송 2회분 만에 또 다른 구설에도 올랐다. 문신과 거친 언행만으로 아이들을 판단해서는 안 되겠지만, 성지고등학교와 서울도시과학기술학교를 “강서의 끝판왕”, “방황하는 아이들의 종착역” 등으로 규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 권리는 잠시 접어두더라도, 일진 미화 논란에 대해 미적지근한 반응을 취하는 방송은 ‘송포유’에 출연한 아이들에게 피해를 당한 학생들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될 수도 있다. ‘송포유’가 방송으로서 보여야 할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음악의 힘이 아이들을 치유할 수 있을 것이다”는 기획 의도는 종전의 방송들이 차마 건들지 못했던 영역에 대한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점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또한, 거친 언행과 온몸을 휘감은 문신만큼이나 거친 외양을 한 아이들이 음악에 흥미를 갖고 생애 처음으로 자신과 타인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방송이 주는 메시지가 아무리 분명할지라도 보는 이들 중 상당수가 방송을 지켜보며 불편한 감정을 느낀다면, “방송을 끝까지 보고 나서 판단해 달라”는 말보다는 좀 더 직접적인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까.

수다 포인트
- 그토록 소란스러웠던 아이들이 중간 점검 때 상대방의 무대에 집중하는 모습에선 뭉클한 무엇인가가 느껴졌습니다.
- 울릉도 합숙과 부산 콘서트 무대 꾸미기. ‘송포유’의 두 마스터는 서로 다른 음악적 성향만큼이나 멘토링 방식도 차이가 있군요.
- “오늘 아침에 생각했어. ‘정말 내가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걸까?’ 하고 말이야.” 합숙 하루 만에 멘붕에 빠진 엄정화 마스터를 보니 새삼 부모님의 사랑이 위대하게 느껴집니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SBS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