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멀티캐릭터 쇼 멋진 녀석들’ 방송화면
SBS ‘멀티캐릭터 쇼 멋진 녀석들’ 방송화면
SBS ‘멀티캐릭터 쇼 멋진 녀석들’ 방송화면

SBS ‘멀티캐릭터 쇼 멋진 녀석들’ 9월 18일 밤 11시 20분

다섯 줄 요약
만능 엔터테이너 김수로, 김민종, 임창정을 주축으로 2013년의 대한민국의 이런 저런 풍경을 때로는 익살맞게, 때로는 날카롭게 그린다. 허세의 도구로 사용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본회의 도중 누드 사진을 보는 국회의원, 이름을 알리기 위한 이벤트로 변질된 시구, 불친절한 상담원, 답이 안 보이는 교육 문제까지. 최근의 이슈를 반영해 다양한 소재를 다룬다.

리뷰
참신함까지 기대하지는 않았다. 이미 한국사회의 다양한 현실을 풍자하는 ‘SNL’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상황. ‘SNL’이 닦아 놓은 길을 뒤따르기만 해도 추석특집 프로그램으로는 만족스러웠을 것이다. 더군다나 김수로, 김민종, 임창정이라는 출연진 라인업은 괜찮은 특집 프로그램을 하나 볼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품게 했다. 그러나 옛 선조들이 남긴 속담은 역시 틀리지 않았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좋은 배우가 세 명이나 출연했지만, ‘멋진 녀석들’은 멋지지 않았다. 국회의원을 과감히 비판하는 용기를 냈다고 해서 어설픈 만듦새가 용서되지 않는다. 시구, ‘어벤져스’, ‘직장의 신’ 등 각종 ‘핫한’ 아이템을 갖다 썼지만 한없이 가볍다. 왜 여자 연예인들은 이름을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시구’를 택했는지, ‘직장의 신’ 미스김이 어떻게 직장인들의 공감을 얻었는지에 대한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 상식을 벗어날 정도로 불친절한 상담원이 대체 왜 박수갈채를 받는가. 고개를 끄덕이기는커녕 갸우뚱거리게 되는 순간이 더 많다.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거기에 웃음까지 주는 건 쉽지 않다. 새삼 ‘SNL’이 대단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멋진 녀석들’의 가장 거슬리는 부분 중 하나인 분장만 봐도 그렇다. 같은 여장이라도 ‘SNL’에서는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 코너의 의도와 맞아떨어지는 분장이고, 또 배우들의 연기가 시청자들을 납득시켰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멋진 녀석들’에게는 성의가 느껴지지 않는다. 코너 시작 전 삽입되는 세 배우의 분장 과정을 보면서도, ‘준비 많이 했네’라는 느낌보다 ‘분장을 굳이 왜 한 거지?’라는 의문이 생긴다. ‘SNL’ ‘개그콘서트’의 준비된 콩트가 그리워지는 연휴 첫날밤이었다.

수다 포인트
- 임창정의 연기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특히 아쉬운 오늘. ‘스카우트’나 다시 봐야지.
- 저 노인 분장, 예전에 SBS ‘체인지’에서 봤던 그 분장 같은데…. SBS만의 고유한 스타일?
- 수하에게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렇게 늙은 걸까.

글. 기명균 kikiki@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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