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봤어?] 발톱을 감추고 쓰러져버린 숙종 이순
방송화면 캡처" /><장옥정 사랑에 살다> 방송화면 캡처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 17회 2013년 6월 3일 오후 10시 방송

다섯줄요약

희빈(김태희)은 마침내 숙종(유아인)의 첫 아들(이윤, 훗날 경종)을 출산한다. 산고를 겪는 희빈을 위해 숙종은 가마까지 내려 희빈의 어머니를 부르지만, 서인인 사헌부 이익수는 가마를 불태우고 희빈의 어머니를 욕보인다. 여전히 희빈의 신분의 결핍이 장애가 되는 상황 속에서 숙종은 태어난 그의 첫 아들을 원자라 칭한다. 이 행복한 순간, 숙종의 몸에 이상이 생겨 쓰러지고 만다. 그러자 평소 온화하던 중전(홍수현)은 발톱을 드러내고 희빈을 위협, 결국 그의 아들을 품에서 앗아가기에 이른다.

리뷰

왕보다 더 기세등등한 신하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가까스로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으며 일어서야 했던 숙종 이순. 첫 아들을 본 그는 이제 군주로서 또 사내로서 제2의 도약을 해야만 했다.

사랑하는 여인을 자신의 곁에 두기 위해 부단한 싸움을 해야만 했던 그에게 이제 지켜야 할 이가 하나 더 늘었다. 더 이상은 싸움에 시간을 뺏기고 싶지 않았다. 사내로서, 아비로서 굳건히 일어나고자 하는 마음은 곧 군주로서 제대로 일어서고자 하는 마음과도 일치했다.

자신의 아들을 세자로, 또 아들의 어미를 중전으로 만들기 위해서 숙종은 이를 반대하는 서인과 마지막 한판승을 벌여야 했다. 그러기 위해 선택한 것은 사즉필생이었다.

숙종이 쓰러져 자리보전하자, 대궐은 온통 쑥대밭이 되었다. 이미 제 손아귀에 쥐고 흔들 수 없는 왕이 돼버린 숙종은 서인들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자연히 반정을 꾀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쓰러지기 전 동평군(이상엽)과 대면한 숙종은 지리한 서인과의 싸움을 끝맺으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면서 희빈을 중전의 자리에, 원자를 세자로 책봉하려는 마음을 드러내고 그러기 위해서는 잠시 발톱을 감추겠다고 말했다.

장옥정 이야기의 클라이막스가 이제 막 시작되었다. 장옥정이 그토록 꿈꿔왔던 가장 아름다운 옷을 입고 새로 태어나게 될 날이 머잖았다.

모두가 다 아는 뻔한 장옥정 이야기가 특별해지는 순간은 숙종 이순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출 때이다. 사내의 본능과 정치가로서의 야심, 그 둘을 절묘하게 가져가는 숙종 이순의 지략은 맥이 빠져버린 궁궐여인들의 식상한 암투 사이를 비집고 스며들어와 새로운 긴장감을 부여한다.

또한 옥정을 보호하려는 왕의 마음이 커지면 커질수록 그 찬란한 사랑이 변심하게 되는 과정이 더 궁금해진다. <장옥정, 사랑에 살다> 속 신의 한수는 역시 숙종이었다.

수다 포인트

-희빈에게 뺨 맞았던 중전 처소의 상궁. 매회 희빈에게 굴욕을 당하면서도 늠름한 저 기세라니. 이제 ′티벳궁녀’′만큼 뜰 법도 한데요.

-희빈의 아들을 세자로 책봉하는 것이 찜찜하다는 민유중 대감의 마음이야 이해하겠지만, 불임인 딸이 중전 자리에 있는데 다른 방도도 없지 않나요? 대궐 상황이 손바닥 안에 있는 그에게 딸의 불임 소식은 왜 이렇게 더디게 전해지는 걸까요? 이 답답이! 직접 가서 알려주고 싶을 지경!

-중전의 ′사람 돼지 ′ 협박은 들을 때마다 섬뜩합니다. 희빈과 숙종의 달달한 애정행각을 보고도 애써 의연한 척 하던 중전이 척부인의 사람돼지 일화를 가슴에 두고 이를 여러 차례 입 밖에 내뱉을 정도였다면 그의 투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능하군요. 여자의 한은 오뉴월에도 찬 서리를 내리게 합니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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