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너의 목소리가 들려〉, “글쎄…. 난 잘 안 들리는데?”


방송화면 캡처 사진"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방송화면 캡처 사진

SBS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6월 5일 오후 10시

다섯줄요약
남의 마음이 들리는 초능력 소년 박수하(이종석). 10년 전 교통사고로 위장한 사건으로 아버지가 살해당하는 걸 목도한 이후, 수하는 상대방의 눈을 보면 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게 됐다. 초능력 소년 수하에게는 찾고 싶은 첫사랑이 있다. 그녀는 바로 사건에 결정적인 증언을 제공한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장혜성(이보영). 장혜성은 가난이라는 역경을 극복하고 변호사가 됐다. 그런데 그녀의 꿈은 정의가 아닌 돈과 명예. 속물근성을 지닌 그녀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신비의 초능력 소년 박수하와 바른생활 사나이 차관우(윤상현)를 만나며 흥미진진한 사건들을 겪게 된다.

리뷰
“나의 세상에는 두 가지 소리가 존재한다. 하나는 남들에게도 들리는 소리. 그리고 하나는 나에게만 들리는 소리.” 박수하의 말과 함께 드라마는 시청자를 새로운 판타지세계로 초대한다. 그렇게 우리는 일상적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초능력 소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학교라는 익숙한 배경에, 다시 한 번 교복을 입고 돌아온 이종석에게 묘한 기시감이 느껴질 때쯤, 드라마는 수하의 목소리가 아닌 혜성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국선전담변호사가 되기 위한 면접 자리에서 그녀가 들려주는 10년 전 이야기에서는 시청자를 흡입하는 묘한 긴장감이 느껴진다.

그러나 흥미로운 이야기가 텁텁하게 느껴질 만큼 그것을 영상으로 풀어내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찬물에 푼 설탕처럼 극에 녹아들지 못한 배우들의 과장스러운 연기도 문제지만, 개연성 없이 ‘우연과 인연’으로 몰아붙이는 전개는 막장드라마와는 다른 의미에서 식상함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극의 전개 방향이 너무나도 쉽게 예측가능하다는 것도 문제다. 초능력 소년이라는 흥미로운 소재가 공감의 영역까지 발 뻗지 못한 데는 어디에선가 한 번은 본 듯한 익숙한 장면들이 여기저기 분산배치 돼 있는 탓이 크다. 물론 속단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교복을 입은 수하에게서 <학교 2013>의 남순이 보이고, 꺼벙한 안경을 쓰고 나타난 관우와 혜성의 모습에선 줄기차게 계속 다뤄져온 법조계물 드라마의 잔상이 엿보인다.

“그건 어디까지나 드라마 상에서만 가능한 겁니다.” 판사역의 김광규가 면접을 보는 혜성에게 던지는 말이다.반인반수와 상어가 안방을 휘젓고 다니는 마당에 말이 되냐 안되냐 하는 문제는 크게 중요치 않을지도 모른다. 다만 드라마가 종국에 듣게 될 목소리가 비난일지 찬사일지는 좀 더 두고 봐야 알 일이다.

수다포인트
- “난 말야 사람 눈을 보면 그 사람 생각을 읽을 수 있어”라고 수하가 말합니다. 아, 그렇군요. 근데 작가님 제 생각도 좀 읽어주시면…
- 어렵게 검정고시 합격하고 사시 패스하신 장혜성 변호사는 자신이 ‘88만원 세대’라고 주장하십니다. 그런데 증거가 조금 부족한 거 아닌가요?
- 장혜성 변호사는 “피고인, 어머님 계세요?”라 묻고 “피고인은 홀로 남은 노모를 모시고…” 혹은 “피고는 일찍이 어머님을 여의고…”로 변론합니다. 재미도 좋지만 조금은 전문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시는 게 좋지 않을지.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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