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스오브라이프 소속사 측은 지난 3일 이들을 둘러싼 인종차별 논란에 고개를 숙였다. S2엔터테인먼트는 "전날(2일) 업로드된 생일 콘텐츠에서 특정 인종에 대한 고정관념을 따르는 표현 및 스타일을 사용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했다. 소속사는 "해당 콘텐츠는 올드스쿨 힙합 스타일을 바탕으로 제작됐다"며 "결과적으로 특정 인종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다"고 고개 숙였다.
문제의 '생일 콘텐츠'는 전날 공개한 멤버 쥴리의 생일 파티 라이브 방송이다. 이 방송에서 키스오브라이프는 흑인 커뮤니티 고유의 말투와 헤어 스타일 등을 흉내냈다. 이에 대해 "흑인 커뮤니티가 겪어온 차별의 역사를 망각한 무지한 차용"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들의 행동이 '단순 문화 및 패션 소비'냐 '인종 차별'이냐를 둘러싼 논쟁이 몇몇 누리꾼 사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내 일부 대중은 "흑인 스타일을 따라 하는 것은 문화적 존중의 표현"이라며 "조롱의 의도가 없는 유머를 문제 삼는 것은 지나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해외 팬들은 "문화적 맥락을 무시한 소비는 폭력"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어 김 평론가는 "단순히 몰랐다고 해서 면책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상대에 대한 예의와 품격에 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키스오브라이프는 어찌 됐건 K팝 아이돌 그룹이다. 같은 유색인종이라도 이들이 주로 활동하는 한국 사회 내에서 흑인은 소수에 해당한다. 콘텐츠를 제작할 때 이런 맥락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대중문화 관계자는 "브레이드나 드랙 헤어처럼 흑인 커뮤니티 고유의 스타일은 흑인들이 하면 비위생적이라는 평가를 받곤 한다. 그러나 흑인이 아닌 사람들이 하면 '힙하다'고 소비되는 현상 자체가 차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구조를 이해하면 자연스럽게 조심스러운 태도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키스오브라이프가 논란의 대상이 된 이유는 문화에 대한 잘못된 접근 방식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키스오브라이프는 별다른 맥락 이해나 준비 없이 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흑인 문화를 소비했다는 것이다. 이는 흑인 커뮤니티가 오랜 차별의 역사를 통해 형성한 정체성과 문화를 '재미'로만 소비했단 비판으로 이어졌다. 키스오브라이프가 지난 3일 낸 사과문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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