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스팅 제안을 받는 순간이 배우에게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인 것 같아요. 대본을 보니 '컬러가 있는 역할'이더라고요. 안 할 이유가 있나요. 정치인 중에 경남 사투리 쓰는 분들 많으니까 사투리 쓰는 캐릭터로 해보면 재밌을 것 같다고 감독님한테 제가 제안했어요. 제 의견을 들어준 감독님한테 고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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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말금은 이번 영화의 감독이자 주인공인 하정우와의 작업이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하정우에 대해 강말금은 "감독님을 떠올리면 '사랑과 에너지'라는 단어가 생각난다. 감독님이 보여준 사랑과 에너지는 앞으로 배우 생활을 하는 데 기둥이 될 것 같다"며 "배우와 감독을 다하고 있는데, 이 정도면 예술가 아닌가. 배우로 활동하면서 어떻게 연출을 세 작품이나 했나 싶다"고 감탄했다.
"배우로서는 이번 영화 속 그늘집 장면에서 딱 한 번 같이 연기했어요. 감독으로서는 저보다 '큰 사람'이지만, 극 중에서는 창욱이 을이잖아요. 제가 '큰 배우'를 감당할 수 있을까 싶었죠. 하지만 촬영이 시작된 직후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구나 싶었어요. 극 중 을이라는 입장답게 자신을 완전히 낮추더라고요. 감독으로서 힘을 보여주면서도 연기자로서는 자신을 내려놓는 모습이 좋았어요. 연기를 잘하는 감독님인 만큼 모니터로 제 흠이 얼마나 많이 보일지 두렵고 긴장되기도 했죠. 하지만 한순간도 평가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어요. 애정의 눈으로 모니터링해줬고 디렉팅도 따뜻했죠. 힘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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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말금은 극 중 부정부패한 관료인 만큼 연기차 호사스러운 경험을 많이 했다는 촬영 비하인드도 전했다. 골프 접대를 받는 것부터 슈퍼카 운전까지 색다른 경험을 많이 한 것.
"골프는 이번에 처음 배웠어요. 정해준 연습장이 있어서 서른일곱번 나갔죠. 지적받은 사항을 항상 메모하며 연습했어요. 극 중 조 장관은 라베가 81(라운드 베스트 기록이 81타라는 뜻)이라 그 정도 실력을 맞추려고 노력했죠. 극 중 스포츠카는 페라리였어요. '포드 V 페라리' 영화에서나 보던 페라리였죠. 제 운전 실력이 동네나 도는 수준이나 저한테 페라리 운전은 '큰 사건'이었어요. 촬영 땐 조금 달리다가 멈춘 것뿐이지만 운전해봤다는 자체가 강렬한 기억으로 남았어요. 다행히 흠집을 내진 않았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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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말금에게 대중 매체 연기의 길을 활짝 열어준 건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 2020년 개봉한 이 작품으로 강말금은 40대에도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휩쓸었다. 이후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서른, 아홉', '나쁜엄마', '경성크리처', 영화 '행복의 나라', '말할 수 없는 비밀' 등 쉬지 않고 다작하고 있다.
"한동안 지쳤는데 충분히 쉬며 회복했어요. 이제 '사랑과 에너지'를 들고 다시 시작하려고 해요. 작품 하나하나가 각각의 세계인데, 너무 많이 하면 과부하가 걸릴 테죠. 제가 기꺼이 몸 바치고 싶은 작품들을 잘 골라 더 단단한 마음으로 힘내서 일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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