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는 15일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첫 번째 솔로 정규 앨범 'Ruby'(루비) 발매 기념 공연인 '더 루비 익스피리언스'(The Ruby Experience)를 열었다. '더 루비 익스피리언스'는 제니의 첫 솔로 정규 앨범 'Ruby'에 수록된 총 15곡을 모두 만나볼 수 있는 자리다. 지난 6~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피콕 극장에서 시작돼 10일 뉴욕의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이어졌으며, 15일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막을 내렸다.
이날 방송인 유재석, 배우 김지원, 가수 겸 배우 혜리 등 여러 스타가 공연장을 찾았다. 같은 그룹 멤버인 블랙핑크 로제도 참석해 우정을 과시했다. YG 식구였던 빅뱅 대성과 위너 이승훈 또한 얼굴을 비췄다. 뉴진스가 객석에 등장했을 때는 환호성이 쏟아졌다.

제니는 관객의 호응에 감격해 눈물을 보였다. 그는 "저를 위해 다 같이 소리 한번 질러줄 수 있냐"고 말했고, 객석에서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제니는 "울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사실 앨범을 내고 많은 분에게 큰 사랑을 받았을 때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며 "그런데 오늘 이렇게 제 눈으로 보니까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며 눈물을 훔쳤다.

제니는 '젠'(ZEN)과 '댐 라이트'(Damn Right (feat. Childish Gambino, Kali Uchis) 때 속옷을 연상케 하는 스타일의 의상을 소화했다. 댄서들도 신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옷을 입고 무대를 꾸몄다. 다만 '필터'는 해외에서와 달리 노출이 덜한 의상을 입고 선보였다. 제니는 흰색 보디수트 대신 붉은색 민소매 상의와 짧은 바지를 입고 무대에 올랐다. 상의는 지퍼로 잠글 수 있는 형태였다. 이번 상의도 깊게 파여 있었고, 제니는 곡 후반부 뛰는 안무를 소화할 땐 가슴께를 한 손으로 잡아 고정하려 했다.


객석보다 카메라를 우선시한 동선도 무대의 완성도를 떨어트렸다. 제니는 중간중간 관객이 아닌 카메라를 바라보며 무대를 펼쳤다. 이날 공연은 라이브 방송으로 송출되지 않았다. 오직 전광판 연출을 위해 준비된 카메라였다. 풍성한 연출을 위해 준비했겠지만, 오히려 현장감을 죽였다.

예정된 시각보다 10분 늦게 시작한 이날 공연은 70분 만에 막을 내렸다. 제니의 이번 공연은 가장 저렴한 좌석이 14만 3천 원이었다. 비슷한 가격대의 단독 콘서트는 일반적으로 2~3시간 정도 진행된다. 솔로 가수의 경우 곡 수가 부족하면 커버 곡 혹은 그룹 곡을 포함해 시간을 채운다. 제니는 블랙핑크로서 발매한 곡도, 솔로 가수로서 발매한 곡도 다수 있음에도 새 앨범 곡들만 선보였다.
새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이라는 명분이 있긴 했지만, 순식간에 끝난 제니의 공연을 두고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공연이 끝나고도 자리를 지키던 관객들은 공연장 불이 켜지고 나서야 어리둥절해하며 일어났다. 이들은 "벌써 끝난 거냐", "끝난 줄 몰랐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수많은 관객이 멀리서 제니의 공연을 보러 왔다. 왕복 3만 3천 원 상당의 사설 수도권 셔틀버스가 매진됐을 정도다. 해외에서 몸집만 한 캐리어를 끌고 방문한 외국인 관객도 많았다. 공연장에 오는 데 걸린 시간이 공연 시간보다 길었을 이들이 여럿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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