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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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과 이열의 관계가 19금 쪽으로 치우친다면 이 작품의 매력이 반감될 것 같았어요. 외설적이기보다는 예쁘게 담길 수 있도록 감독님이랑 상의를 많이 했습니다."

10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사극드라마 '춘화연애담'에 출연한 배우 한승연을 만났다. 그는 배우 김택과 베드신 연기를 한 소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티빙 오리지널 '춘화연애담'은 첫사랑에 실패한 공주 화리(고아라 분)가 직접 부마(공주나 옹주와 결혼한 남자)를 찾겠다고 나서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로맨틱 청춘 사극이다. 바람둥이 최환(장률 분)과 1등 신랑감 이장원(강찬희 분)이 이 일에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파격적인 야설집 '춘화연애담'으로 들썩이는 가상의 도성이 배경이다.

한승연은 이 작품에서 이장원의 여동생이자 재색을 겸비한 이재상의 고명딸(아들이 많은 집안의 귀한 외딸) 이지원 역을 맡았다. 이지원은 명문가에서 곱게 자라 자존감이 높고 자기 뜻을 밝히는 데 스스럼이 없다. 남녀관계에서는 저돌적이면서도 수줍음이 많은 반전 매력의 주인공이다.
사진 제공=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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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연은 "첫 촬영일로부터 1년 반이 지났다"며 "작품을 선보이게 된 지금에서야 진짜 끝이라는 생각이 든다. 졸업앨범 같은 느낌이랄까, 허전하고 서운하다"고 털어놨다.

2013년 SBS 사극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 숙빈 최씨를 연기했던 한승연. 12년 만에 사극으로 돌아온 그는 "배우로서 첫 출연한 작품이 사극이었다. 당시 굉장히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사이에 사극 트렌드도 많이 바뀌었다. 말투는 조금 더 현대스러워졌다. 이번 작품의 배경은 조선이 아니라 미지의 세계라는 설정도 과거와는 다르다. 이번 작품은 이렇듯 과거와는 다른 캐주얼한 사극이기 때문에 도전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한승연에게도 19금 드라마는 처음이다. 노출에 대한 걱정은 없었냐고 묻자 그는 "정식 캐스팅 전부터 그런 부담감이 좀 있었다"며 "이지원과 이열의 관계에는 순수한 면이 있다. 그게 이 작품의 매력 중 하나다. 19금 쪽에만 치중되면 이런 매력이 반감될 것 같았다. 외설적이지 않고 예쁘게 담길 수 있도록 감독님이랑 상의를 많이 하고 조절했다"고 밝혔다.

이 작품에서 한승연은 다른 배역에 비해 노출을 많이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카라 활동 당시 입었던 의상보다 노출이 적었다"며 "옷보다는 분위기와 설정이 야릇했다. 주도적으로 예비 신랑과 하룻밤을 보내는 설정과 그날의 조명, 분위기 때문에 19금이라고 느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저 일이라고 받아들였다. 제작발표회 때부터 얘기했지만, 데뷔할 때부터 성인이었다. 한 번도 미성년자였던 적이 없었다. 그렇게 놀라워하실 필요가 없다"며 웃었다.
사진 제공=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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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대표 동안 한승연은 이번 작품에서 상대 배우들과의 나이 차이로 화제를 모았다. 극 중 신혼부부 케미를 뽐낸 김택은 실제로 10살 연하, 오라버니 역할인 강찬희는 12살 연하다. 한승연은 답변에 앞서 "아직도 많은 사람이 나를 20대 초반의 모습으로 기억하고 어리게 봐준다. 데뷔할 때부터 동안 소리를 듣다 보니까 이미지 자체가 동안으로 구축됐다"며 나름의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나이 차이 때문에 '욕 바가지로 먹으면 어떡하지?' 걱정했다. 하지만 강찬희 씨와 함께 나오는 신이 없어서 마음의 안정이 됐다. 다행히 사극이라 가족사진이 없고 대화를 나눈 적이 없어 투샷으로 잡힐 일도 없었다. 또 사극적 허용으로 강찬희 씨는 성숙하게 분장하고 나는 상대적으로 동안 느낌으로 꾸몄다"고 말했다.

그는 캐릭터와 실제 성격의 차이점에 대해 "원래 연애에 있어서 조심성이 엄청 많은 스타일"이라며 "나는 소개팅이 불가능한 사람이다. 어린 시절부터 만나던 사람만 만나서 그런지 1~3번 봐서는 모르겠더라. 극 중에서는 저돌적이지만 실제의 나는 그렇지 않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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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2년차 배우가 된 그는 "여태까지 과도하게 차근차근 해 온 것 같다"며 "더 잘하고 싶은데 항상 원했던 바에 못 미쳐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에도 별 게 다 아쉬웠는데, 공주의 인사 예절이 생각보다 어려웠다"고 말했다.

한승연은 "이달 말 카라 공연이 차기작이 될 것"이라며 "연기자로서 다양한 장르를 잘하는 것도 좋지만 '이런 건 한승연이 잘해', '한승연이 나오는 작품은 재미있더라' 등의 말을 듣고 싶다. 내 몫을 해내는 떳떳한 배우가 되기 위해, 기회 되는 대로 열심히 역량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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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로서의 최종 목표에 대해 한승연은 "고(故) 김자옥 선배님처럼 '쁘띠할매'가 되고 싶다. 사랑스럽고 건전한 기운을 주면서 쓰임새 있는 배우"라고 소망했다.

"황정민 선배와 한 앵글 안에 함께 나오는 게 꿈입니다. 여기에는 보장된 대본 및 작품 완성도, 같이 출연하는 연기자의 역량 등 많은 의미가 함축돼 있어요. 연극 '오이디푸스'에서 황정민 선배의 감동적인 연기를 보고 반했죠. 그런 분이랑 같은 앵글에 잡히는 것만으로도 배우로서 충분히 인정받는 거 아닐까요? (웃음)"

최재선 텐아시아 기자 reelecti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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