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10년 만에 연출작 하정우 골프 접대 결심했다…무조건 해야겠다 생각로비

하정우가 10년 만에 영화 감독으로 변신한다. 그가 감독으로서 연출, 제작, 각본, 출연 등을 맡은 영화 '로비'가 다음 달 2일 개봉한다. 하정우가 또 한 번 관객에게 '말맛이 살아있는 대사'를 선보일지 주목된다.

4일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로비'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영화의 감독이자 주연 배우인 하정우를 비롯해 배우 김의성, 강해림, 이동휘, 박병은, 최시원, 차주영, 곽선영, 강말금이 참석했다. 하정우는 감독으로서 '롤러코스터'(2013) '허삼관'(2015) 등을 제작했고 이후에는 배우 역할에 집중했다. 최근 그가 출연한 영화 '1947 보스톤', '하이재킹', 브로큰' 등은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로비'는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 분)이 4조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이야기. 창욱은 연구와 기술에 능하지만 사업 수완은 없는 캐릭터다.

하정우는 "세 번째 작품을 하기까지 오래 걸렸다. 그 사이에 여러 차례 작품을 선택하긴 했지만 결국 만들진 못했다.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러다가 '로비'가 떠올랐을 때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또한 "배우 입장보다는 감독으로서 개봉을 앞둔 입장이라 더 떨리고 싱숭생숭하다"며 긴장되는 마음을 내비쳤다.

연출과 연기를 동시에 한 하정우는 "내가 연기하고 '컷'하는 게 여전히 어색하고 이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걸 바라보고 있는 배우들, 스태프들도 어색해한다는 걸 알았지만 시치미 뚝 떼고 연기했다"며 웃었다.

김의성은 비리에 찌든 정치권 실세 최실장 역을 맡았다. 하정우는 김의성 캐스팅이 가장 어려웠다고 했다. 하정우는 "할지 말지 빨리 결정해 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건데 '하긴 할 건데 두고 보자'며 시간을 두더라. 그래도 끝까지 믿음을 갖고 기다렸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 이유에 대해 김의성은 "개런티 문제"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가장 걱정한 것은 내가 잘할 수 있을까였다. 역할도 크고 작품의 주제가 무거워서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됐다"고 털어놨다.

골프장 대표 사모님 다미 역으로 스크린 데뷔한 차주영은 "떨어서 죄송하다"며 "영화 데뷔인데 이렇게 멋진 선배님, 감독님과 함께할 수 있어서 진심으로 영광"이라고 말했다. 차주영은 다미 캐릭터에 대해 "제가 연기했던 캐릭터 중 가장 흐트러지고 풀어진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최시원은 골프는 안중에 없는 마성의 국민배우 태수 역을 맡았다. 태수와 다미는 과거 교제했던 사이. 차주영은 "엑스보이프렌드를 만나고 통제적인 남편과 같이 살면서 그 속에서 갈팡질팡한다. 또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놀러 간다는 마음으로 임한 현장은 처음"이라며 "최시원의 연기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또 만나보고 싶은 배우"라고 칭찬했다.

최시원은 차주영의 칭찬에 화답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그는 "차주영은 흡수력이 좋고 리액션이 좋다.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강해림은 슬럼프에 빠진 프로 골퍼 진프로를 연기했다. 강해림은 진프로 역할에 대해 "입스(골프 쇼트 퍼팅 때 발생하는 각종 불안 증세)가 와서 제대로 골프를 칠 수 없는 상태로, 힘들어하고 있다. 항상 아버지 말만 따랐는데 처음으로 제 결정으로 창욱을 만나고 로비 골프에 참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처음인 강해림은 "하정우는 슈퍼맨처럼 멋있는 감독"이라고 칭찬했다. 또한 "감사한 마음이 컸다. 같이 촬영하다 보니 감동할 일이 많았다"라며 고마워했다. '썸바디' 시리즈로 강해림을 봤다는 하정우는 "관객들이 실제 프로골퍼라 생각하고 작품을 보길 바랐다.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실력 있고 에너지 있는 배우를 찾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동휘는 로비를 알선한 부장기자 박기자로 분했다. 이동휘는 감독으로서 하정우에 대해 "예리하다"고 말했다.

이동휘는 "많은 작품을 했지만 하정우 감독, 김의성과 마주하는 역할이 드물어서 캐스팅됐을 때 신선한 시너지를 기대했다"고 전했다. 또한 "'롤러코스터'와 말맛을 사랑하는 팬으로서 탁구공이 되어 핑퐁하는 지점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박병은은 로비에 능한 사업가 광우 역으로 출연한다. 극 중 창욱과 광우는 라이벌 관계다.

박병은은 "하정우와는 대학 시절부터 30년 알고 지냈다. 배우 대 배우로 만난 건 '암살' 때였다. 10년 만에 '로비로' 만나게 돼서 기뻤다. 인간 하정우의 유머, 여유, 능력, 연기를 좋아한다. 같이 작품 해서 좋았다"라며 하정우를 향한 애정을 표했다.

[종합] '10년 만에 연출작' 하정우, '골프 접대' 결심했다…"무조건 해야겠다 생각"('로비')

곽선영은 창욱에게 로비를 권하는 김이사로 분했다. 곽선영은 김이사라는 인물에 대해 "스타트업 초창기부터 같이 한 멤버다. 윤대표의 기술력은 로비가 필요 없다고 자부했지만, 이후 로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곽선영은 감독이자 배우 하정우를 향한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곽선영은 "하정우의 팬으로서 극 중 충신 역할을 더 쉽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말금은 부패한 조장관 역을 맡았다. 강말금은 캐릭터에 대해 "남편인 최실장을 보좌해서 살아남은 인물이다. 가장 좋아하는 건 돈"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안하무인"이라며 "여기 인물 중 가장 높은 지위에 있어서 기분 좋았다. 김의성 선배도 하대하고 하정우 감독도 하대하며 찍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간 착한 역할을 많이 해왔던 강말금은 "이번에는 상류층으로 스포츠카도 타보고 골프도 배워봐서 새로웠다. 빌런이라 눈치 안 보는 연기를 해서 시원했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하정우는 "골프를 몰라도 즐길 수 있는 영화다. 접대골프 로비 영화"라며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크든 작든 다들 로비하며 살아간다. 골프 영화로 오해하지 않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곽선영은 "목표가 뚜렷한 인물들이 열심히 사는 이야기"라며 "오셔서 말맛을 느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로비'는 다음 달 2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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