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강풀 작가, 배우 박진영, 노정의 /사진=텐아시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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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연기력이 아깝다…명색이 강풀 원작인데, 시청률 따라 민심도 잃은 '마녀' [TEN스타필드]
≪최재선의 연예최전선≫
최재선 텐아시아 기자가 요즘 HOT한 연예계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해드립니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콘텐츠 시대의 흐름에 앞장서겠습니다.

채널A 토일드라마 '마녀'가 기대에 못 미치는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한국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참신한 소재, 강풀 웹툰 원작, 박진영의 안정적인 연기로 초반에 화제를 끌어 모았지만 관심은 오래 가지 못했다. 6화 내내 별다른 진전 없이 노정의의 과거사를 나열해 "지루하다"는 평가를 받은 게 이런 뒷심 부족의 원인 중 하나다. 종영까지 4화 남은 상황에서 '마녀'가 잃어버린 민심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사진 제공=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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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는 불운의 법칙을 깨고자 하는 남자 이동진(박진영 분)과 비극의 씨앗이 돼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단절시킨 여자 박미정(노정의 분)이 기나긴 여정 끝에 서로의 구원이 되는 미스터리 로맨스 드라마다. 영화 '암수살인'의 김태균 감독과 영화 '파일럿'의 조유진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이번 작품은 '무빙', '조명가게'와 달리 원작자 강풀이 연출에 직접 참여하진 않았다.

지난 14일 방송된 '마녀' 1화는 전국 시청률 2.4%을 기록하며 채널A 드라마의 첫 방송 중 역대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2화도 3%까지 상승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그 다음주부터 쟁쟁한 경쟁작의 등장으로 시청률 하락의 쓴맛을 봤다. 특히 금토드라마인 SBS '보물섬', MBC '언더커버 하이스쿨'과 경쟁하는 토요일에는 시청률이 1%대까지 떨어졌다가 일요일에 다시 회복하는 패턴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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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에서는 주지훈과 진선규, 주종혁 등의 특별출연으로 극에 감칠맛을 더했다. 경쟁작들에 비해 눈에 띄지 않는 '마녀'의 주·조연 라인업을 보완하고 화제성을 얻는 데 적절한 선택이었다. 각각 박진영의 어머니와 노정의의 아버지로 출연한 안내상과 장혜진은 짧은 분량이었지만 애절한 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적셨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연출력의 한계가 드러났다. 1화를 노정의 시점으로 되풀이한 2화부터는 똑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수준으로 이야기가 전개됐다. 지난 2일 방송된 6화까지 노정의와 엮여 재수없게 다치거나 죽은 40여명의 남학생들의 사연들로만 가득 채워졌다. 정작 주인공인 박진영과 노정의의 케미는 시작도 되지 않았다.

경쟁작인 '보물섬'에서는 주인공이 4화 만에 2조원을 해킹하고 죽다 살아나기까지 한다. 반면 '마녀'는 6화 내내 박진영 혼자서 노정의의 과거를 파헤치러 다니기 바쁘다. 원작의 맛을 살리지 못 한 답답한 전개에 시청자들도 "속이 터진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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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의 초반에는 미스터리보다 멜로에 중점을 둔 연출에 원작 팬들 사이에서 다소 아쉽다는 반응과 함께 긍정적인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후반부가 된 지금은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됐다. 2화까지 핵심 내용이 박진영의 애틋한 짝사랑이었다면, 이후부터는 스토킹과 통계학의 콜라보다. 박진영은 번듯한 직장을 그만두고 노정의 앞집으로 이사를 간 후, 그녀를 짝사랑한 40여명의 남자들을 수소문해서 일일이 인터뷰한다. 간단히 보여줘도 될 법한 내용을 6화 내내 나열 및 반복하는 연출 탓에 박진영의 순애보가 무섭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마녀'는 박진영의 군 전역 후 첫 복귀작이다. 이전에도 연기력에 있어서 호평을 받아온 배우인 만큼 이번에도 새로운 장르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그러나 다른 캐릭터들과 케미를 쌓기보다 홀로 분투하는 전개로 인해 그의 연기력이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청자들도 "강풀 원작을 살리지 못한 연출력의 한계", "주인공 각각의 서사에 과도한 분량 분배" 등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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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는 현재 4화만 남겨두고 있다. 지난 2일 공개된 7화 예고편에 따르면 박진영과 노정의가 드디어 재회한다. 길고도 험난한 여정이었던 만큼, 두 인물이 함께 빚어낼 케미와 감정선이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다. 미스터리도 로맨스도 아닌 지금, 빌드업에 설득력을 부여하는 속 시원한 전개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최재선 텐아시아 기자 reelecti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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