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그우먼 이수지가 이른바 '대치맘'을 패러디한 영상의 파장이 크다. 대치맘은 사교육 1번지로 불리는 대치동에서 자녀의 학원을 따라다니며 라이딩하는 엄마를 일컫는 신조어. 영상에서 이수지는 값비싼 명품을 두르고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대치맘의 특징을 제대로 표현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반응이 뜨거웠던 만큼 논란도 일었다. 이수지의 대치맘 패러디 영상이 한가인을 저격했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앞서 한가인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녀 둘을 라이딩하는 일상을 보여줬다. 때문에 '이수지가 패러디 영상을 통해 한가인을 저격했다'는 비이성적인 논란이 일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한가인 유튜브의 라이딩 영상 댓글에 한가인과 자녀들을 비난하는 댓글 폭탄을 달았고, 결국 해당 영상은 비공개 처리됐다.
이수지와 한가인은 지난해 12월 소개팅을 소재로 콩트를 함께 찍을 만큼 서로의 팬을 자처하며 협업한 바 있다. 특별한 친분을 나타냈던 두 사람이 비상식적인 오해의 시선으로 불편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비이성적 논란이 기정사실인 양 굳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졸지에 이수지는 한가인을 저격한 사람이 됐고, 한가인은 자녀 교육에 목매는 대치맘의 대명사가 됐다. 최근 한가인이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에 나온 것을 두고도 '대치맘 논란'과 연관 짓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수지와 한가인은 모두 각자의 의도와 목적 갖고 활동했을 뿐"이라며 "이를 무리하게 연결 짓는 건 논리적 비약"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이수지는 대치맘 패러디 영상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웃음을 주려고 했을 뿐이다. 한가인도 자신도 아이 둘을 양육하는 다른 엄마들과 다름없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대중과 소통하고자 했다.
이수지의 패러디를 보고 자녀의 작은 행동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자랑하게 되는 부모의 마음에 공감하고 웃었다면 그만이다. 제기차기 과외 선생님을 면접하는 장면은 사교육 만연을 풍자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만큼 스스로를 돌아보고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해 본다면 의미를 더할 수도 있겠다.
한가인 역시 지난해 9월 말 '자유부인 한가인'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활동하면서 자신의 사적인 영역을 공개하며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서고 있다. 그가 여러 영상 콘텐츠를 통해 강조해 왔던 것은 자신이 배우이기 전에 평범한 사람, 한 가정의 아내, 두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이었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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