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새소년 황소윤, 볼빨간사춘기 안지영/사진=마리끌레르 제공, 텐아시아 사진DB
밴드 새소년 황소윤, 볼빨간사춘기 안지영/사진=마리끌레르 제공, 텐아시아 사진DB
새소년→볼빨간사춘기, 보컬만 살아남았네…인디 밴드의 비애 [TEN스타필드]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연예 산업에 사이렌을 울리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문제를 지적하고, 연예계를 둘러싼 위협과 변화를 알리겠습니다.

밴드 새소년부터 볼빨간사춘기까지 팀으로 출발해 결국 보컬 멤버 홀로 남아 밴드 이름만 이어가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인디 밴드가 아무리 유명해도 대중은 보컬만 알아본다. 이에 비(非)-보컬 멤버들이 인디 신에서 살아남기 위해 깊이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이 업계서 나오고 있다.

3인조 밴드로 출발해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밴드 새소년이 1인 밴드 체제로 개편한다. 보컬로서 팀의 프론트맨을 맡았던 멤버 황소윤만 남았다. 새소년은 지난 25일 "박현진은 새소년에서 독립해 베이스 연주자의 길을 걷게 됐다"며 "그는 팀 외부에서 황소윤의 활동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원래 팀이었던 인디 밴드가 1인 밴드로 개편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금은 1인 밴드인 볼빨간사춘기도 처음 '슈퍼스타K6' 오디션 출연 당시에는 3인조 밴드였다. 2016년 데뷔하기 전 멤버 권지원이 탈퇴했고 2020년 베이스와 기타 연주, 서브 보컬을 담당하던 우지윤도 팀을 나갔다. 그는 탈퇴 당시 "오랜 고민 끝에 팀을 떠나기로 했다"며 "내가 잘 하고 있는 것인지 앞으로의 진로에 고민이 많았다. 더 늦기 전에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공식으로 밝혀진 탈퇴 사유는 학업, 진로 고민 등 각기 다르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밴드 보컬이 모든 대중적 관심을 독차지하는 구조가 밴드 팀의 원활한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결국 보컬만 살아남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진=김윤아 SNS
서진=김윤아 SNS
가장 대표적으로, 팬이 아닌 대중은 밴드 자우림을 떠올릴 때 보컬 김윤아만 기억한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를 비교해 봐도 김윤아는 약 13만9000명이지만, 자우림 밴드 공식 인스타그램은 그보다 적은 약 4만4000명이다. 다른 두 멤버의 팔로워 수는 각각 1만이 넘지 않는다. 나상현씨밴드, 유다빈밴드처럼 아예 보컬 이름으로 밴드 이름이 지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보컬이 아닌 멤버들은 대중 시선에서 소외된다. 그렇기 때문에 업계 내막을 살펴보면, 밴드가 유명해진 뒤 보컬에 쏠리는 인기 때문에 다른 멤버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불만을 갖는 경우가 많다.

밴드 보컬의 인기는 밴드 리더를 뛰어넘을 정도다. 밴드 더 발룬티어스는 가수 백예린의 존재감으로 유명하지만, 백예린은 팀의 리더가 아니다. 이 팀의 리더는 Jonny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기타 멤버 곽민혁이다. 최근 대중적 인기를 얻은 밴드 터치드(리더 김승빈, 보컬 윤민)도 마찬가지다.
데이식스 (DAY6) / 사진 제공=JYP
데이식스 (DAY6) / 사진 제공=JYP
밴드 데이식스를 비롯한 아이돌 밴드는 인디 밴드와 달리 모든 멤버가 고루 조명받는다. 아이돌 밴드는 활동을 밴드의 모습으로 하지만, 데뷔 준비부터 활동 마케팅까지는 K팝 아이돌의 모습에 가깝다. 작은 무대 경험을 쌓으며 팬을 늘리다가 소속사를 찾고 정식 데뷔하는 인디 밴드와 데뷔 과정부터 다르다. 데뷔 전 연습생 생활을 하며 멤버별 마케팅 전략이 따로 마련되기 때문에, 아이돌 밴드 멤버들은 인디 밴드 멤버보다 대중적 주목을 받기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비-보컬 멤버의 밴드 팀 탈퇴는 자신의 미래를 위한 도전이기에 말릴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이런 흐름은 인디 밴드 신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이돌 밴드처럼 인디 밴드 멤버들도 각자 대중적 사랑을 받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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