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그램엔터테인먼트
사진 제공=그램엔터테인먼트
"공효진 선배의 사망 엔딩이 기존의 전형적인 틀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했습니다. '별들에게 물어봐'나 '스터디그룹' 모두 사람 냄새 나는 우리네 인생 이야기잖아요. 항상 해피엔딩일 수는 없죠. (웃음)"

2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tvN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이하 '별들에게')와 TVING 오리지널 '스터디그룹'의 주연 배우 한지은을 만났다. 그는 지난 23일 종영한 '별들에게' 엔딩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스터디그룹'은 공부를 잘하고 싶지만 싸움에만 재능이 몰빵된 '윤가민'(황민현 분)이 최악의 꼴통 학교에서 (진짜로) 피 튀기는 입시에 뛰어들며 '스터디그룹'을 결성하는 코믹 고교 액션극이다. 한지은은 유성공고 1학년 4반 기간제 교사이자 스터디그룹의 지도 교사 이한경 역을 맡았다.

'별들에게'는 무중력 우주정거장에서 일하는 보스 '이브'(공효진 분)와 비밀스러운 미션을 가진 불청객 '공룡'(이민호 분)의 지구 밖 생활기를 그린 SF 로맨스 드라마다. 한지은은 MZ전자 대표이자 공룡의 연인, 겉으로는 강하지만 사랑 앞에서는 약한 최고은 역을 연기했다.
사진 제공=그램엔터테인먼트
사진 제공=그램엔터테인먼트
한지은은 '별들에게' 주연 배우 4명 중 유일하게 종영 인터뷰를 했다. '별들에게'는 제작비 500억원을 투입해 2년 동안 공들인 대작이었지만, 초반부터 초파리 교미와 섹스, 임신에만 집착한 나머지 시청률 1%대로 막을 내렸다. 특히 이브 킴(공효진 분)의 출산 후 사망 엔딩에 대해 시청자들은 "공감성 결여와 개연성 실종"이라며 싸늘하게 반응했다.

종영 후에도 쏟아진 수많은 혹평에 대해 한지은은 "뭐가 됐든 열심히 만든 작품이고 애정하는 작품이었다. 시청자들에게 조금 낯설었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OTT라는 좋은 매개체가 있으니까. 넷플릭스나 티빙을 통해 시간이 지났을 때 한 번쯤은 또 꺼내 봐주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청자들은 우주라는 광활한 소재와 방대한 이야기를 상상했을 테다. 하지만 '별들에게'는 우주라는 공간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소소하고 원초적인 이야기를 다뤘다. 그런 면에서 갭(gap)이 크다고 느꼈을 것"이라며 "오히려 무겁게 묘사했으면 더 적절하지 않았을 것 같다. 사람 사는 이야기를 가볍게 풀어낸 점이 좋았다. 시청자들도 조금 열린 마음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지은이 '별들에게'의 최고은 역을 연기할 때 중점을 둔 부분은 '양면성'이었다. 그는 "최고은은 유일하게 공룡(이민호 분)한테만 약하다. 다른 사람들과는 맨날 싸우고, 욕을 퍼붓는다. 그래서 공룡이랑 연기할 때 조금 더 연약해 보이고 싶다는 감정으로 있었다. 내가 여자로 보이고 싶은 사람인 동시에 보호하고 싶은, 모성애가 느껴지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마음가짐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TVING
사진 제공=TVING
반면 비슷한 시기에 공개된 '스터디그룹'은 입소문을 타고 인기몰이 중이다. 한지은은 "중간에 가편집본을 봤을 때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완성본을 보지 못했지만 제작진으로부터 재밌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그래서 반응이 좋겠다고 예상은 했지만, 그 이상으로 사랑받아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스터디그룹'에서 주인공 윤가민 역을 맡은 황민현은 현재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복무 중이다. 한지은은 "스터디그룹 배우들과 최근까지도 연락을 주고받았다"며 끈끈한 사이를 자랑했다. 그는 "주기적으로 모인다. 막방도 다 같이 볼 정도로 잘 지낸다"면서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민현이가 홍보나 마케팅적으로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 민현이가 가장 아쉽고 속상할 것 같다. 워낙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친구이고 스터디그룹에 애정이 많다는 걸 옆에서 느꼈다. 그래서 민현이 대신 사진도 올려주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털어놨다.
사진 제공=그램엔터테인먼트
사진 제공=그램엔터테인먼트
'별들에게'와 '스터디그룹'은 비슷한 시기에 공개된 작품이지만, 한지은이 연기한 두 역할은 다소 상반된다. 그는 "시청자가 두 인물을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걱정했다"며 "다행히 혼란 없이, 두 캐릭터의 차이점이 잘 전달된 것 같아서 기뻤다"고 했다.

시청자들의 엇갈린 평가와 달리, 두 작품에 대한 주변 반응은 모두 좋았다고. 한지은은 "일부러 언급을 안 했을 수도 있는데, 다들 재밌다고 해줬다. 내용보다는 캐릭터가 잘 어울린다는 반응이 다수였다 뮤지컬 선배들께도 중간중간 연락을 드렸는데 모두 너무 매력 있다고 칭찬해주셨다"고 밝혔다.
사진 제공=tvN
사진 제공=tvN
한지은은 앞서 언급한 두 작품뿐만 아니라 영화 '히트맨2', 연극 '애나맥스' 등 올해만 벌써 4개 작품에서 얼굴을 비추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직전에는 연기 정체기를 맞았다고. 한지은은 "연극을 도전하게 된 계기가 이런 정체기 때문이었다. TVING 오리지널 '개미가 타고 있어요'가 끝날 때쯤 매너리즘에 빠졌다"며 "이를 극복하게 된 계기인 '애나맥스'가 넷플릭스 원작인데, 시리즈물을 워낙 좋아하기도 했고 시기적으로도 잘 들어맞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미가 타고 있어요'에 대해 "배우로서 주축이 되는 첫 작품이었다. 굉장히 열심히 임했고 애정하는 작품 중 하나였다. 그때 뭔가 더 표현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 갈증이 있었다. 틀에 갇혀있는 걸 깨보고 싶다는 욕구와 함께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다. 일종의 성장통이 아니었을까"라고 회상했다.

이어 "매체 연기에 익숙해져 있었는데, 누구나 올 수 있는 정체기가 연극을 통해 해소됐다. 지금의 마음가짐을 간직해서 다음 매체 작품을 할 때 연기자로서 깊이 있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 제공=TVING
사진 제공=TVING
"로코(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해보고 싶어요. 서로 이어지는 사랑을 지금까지 한 번도 못 해봤거든요. 이제는 외사랑 말고, 감정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작품에서 사랑받고 싶습니다."

'스터디그룹'은 지난 20일 TVING에서 최종화가 공개됐으며 tvN '별들에게 물어봐'는 지난 23일 종영했다.

최재선 텐아시아 기자 reelection@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