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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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17' 마크 러팔로가 봉준호 감독과의 작업 소감을 밝혔다.

20일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미키17'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봉준호 감독, 최두호 프로듀서, 배우 나오미 애키, 스티븐 연, 마크 러팔로가 참석했다.

'미키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돼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익스펜더블(소모품) 미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미키17이 죽은 줄 알고 미키18이 프린트된 후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이 벌어진다.

마크 러팔로는 얼음행성 개척단의 독재자 케네스 마셜 역을 맡았다. 마크 러팔로는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나한테 주어진 게 맞나 했다. 결국에는 감사히 생각한다. 제 자신도 저를 의심할 때 저를 믿어준 감독님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가 연기에 만족할 순 없다”면서도 “영화에 만족하고 있지만 겁도 난다. 제가 처음 도전한 것이기 때문이다. 영화의 취지에 맞게 연기하는 것이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관객들 사이에서 마셜이 미국의 한 정치인을 연상시킨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마크 러팔로는 “특정 인물을 연상시키지 않을 바란다. 전형적이다. 쩨쩨하고 그릇이 작은 독재자들을 우리가 오랜 세월 봐왔고 반복됐다. 자기만 알고 이기적인 독재자들이 결국은 실패하게 된다. 다양한 인물이 들어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석의 여지를 열어두고 싶었다. 사람들이 더 많은 해석을 하길 바랐다”고 전했다. 봉 감독은 “이탈리아 기자는 마셜 캐릭터가 무솔리니에게 영감을 받은 것 아니냐더라. 마크의 얘기처럼 역사 속에 존재했던 정치적 악몽들, 독재자의 모습이 많이 녹아들어 있다. 각자 나라마다 자기 상황을 투사해서 얘기하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섬세한 연출로 인해 ‘봉테일’로도 불리는 봉 감독. 마크 러팔로는 봉 감독에 대해 “섬세하고 꼼꼼하다. 스스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잘 지원해준다”고 칭찬했다. 이어 “스토리보드를 만드는데 봉 감독이 직접 그린 그림이 대부분이더라. 스토리보드에 연기에 대해서는 그렇게 꼼꼼히 적어두진 않았더라. 적어둔 내용을 봤는데 캐릭터가 가진 특징을 그림으로 보여주더라. 전에 전혀 느끼지 못했던 것을 새롭게 발견하게 해줬다. 캐릭터를 현실적으로 만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꼼꼼하게 설계된 공간에서 연기하게 됐다. 친절하신 분”이라고 말해 봉 감독을 쑥스럽게 했다.

'미키17'은 국내에서는 오는 28일, 북미에서는 다음달 7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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