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아이유, 임영웅/사진=텐아시아 사진DB
가수 아이유, 임영웅/사진=텐아시아 사진DB
《이민경의 사이렌》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연예 산업에 사이렌을 울리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문제를 지적하고, 연예계를 둘러싼 위협과 변화를 알리겠습니다.


콘서트 실황 영화 '싱어롱' 상영회가 확산하고 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콘서트 티켓을 사는 데 실패한 이들이 싱어롱 상영회를 찾는다. 아이유, 임영웅 등 인기 가수가 싱어롱 상영회에 동참을 결정했다. 팬들이 모여 '떼창'을 하고 영화를 콘서트처럼 즐기는 싱어롱 상영회는 국내를 넘어 중남미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사진제공=CGV
사진제공=CGV
아이유가 지난해 했던 첫 월드투어 'HEREH'(허) 실황 영화 '아이유 콘서트 : 더 위닝'의 싱어롱 이벤트가 오는 16일 진행된다. 지난 2일 첫 싱어롱 상영회인 '아이크 상영회'를 연 뒤 이 행사도 해달라는 팬들의 요청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로써 팬들은 오는 16일 이벤트 현장에서 응원봉 아이크를 들고 응원법을 외치거나 자유롭게 노래를 따라부를 예정이다. 영화관에서도 콘서트장과 같은 현장감과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콘서트 실황 영화 중 국내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냈던 임영웅 역시 같은 이벤트를 열고 팬들을 모았다. 지난해 8월 28일 개봉된 임영웅의 서울월드컵경기장 콘서트 실황 영화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의 싱어롱 상영회를 지난해 10월 3~6일 전국 7개 CGV 영화관에서 했다.

해외에서도 콘텐츠를 영화관에서 소비하는 이벤트가 열렸다. 하이브는 지난해 11월 '하이브 씨네 페스트 인 라탐'(HYBE CINE FEST in LATAM)을 개최하고 중남미 지역의 K팝 팬들과 소통했다.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등 총 4팀의 콘서트와 '2024 위버스콘 페스티벌' 실황 영상이 모두 싱어롱으로 상영됐다. 중남미 팬들은 모여서 떼창하며 이벤트를 즐겼다.

이 행사에서는 '하이브 시네마 노래방'(HYBE CINEMA NORAEBANG)이 별도로 상영돼 실황 영상 관람 이후 팬들의 여운을 달랬다. 아티스트 7개 팀의 대표곡 18곡 뮤직비디오에 가사를 띄워 팬들이 따라 부를 수 있도록 했다.
'임영웅ㅣ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 포스터. / 사진제공=CJ ENM, CGV ICECON
'임영웅ㅣ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 포스터. / 사진제공=CJ ENM, CGV ICECON
콘서트 실황 영화는 국내 엔터 산업의 새로운 수입원으로 자리 잡았다. 아티스트 팬덤 화력에 따라 일반적인 상업영화에 못지않은 박스오피스 성적이 나올 정도다. 그 과정에서 싱어롱 상영회는 실황 영화 성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임영웅의 콘서트 실황 영화다. 싱어롱 이벤트 첫날인 지난해 10월 3일 일별 박스오피스 성적을 확인해본 결과, 해당 영화는 전일인 10월 2일 기록보다 10계단 오른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개봉한 지 한 달 하고도 수일이 지난 시점에서 이벤트 기간인 나흘 동안 총관객 8000여명이 이 영화를 관람했다.

아직 싱어롱 상영회가 임영웅과 같이 4일간 이뤄진 사례는 많지 않다. 대개 이벤트로 하루 혹은 이틀간 진행하기 때문이다. 상영관도 한곳으로 한정된 경우가 많다. 보통 임영웅처럼 전국 7개 관에서 진행하지는 않는단 의미다.

한 번 싱어롱 상영회를 다녀온 팬들은 콘서트와 유사한 열기에 즐거움을 느끼고 싱어롱 이벤트를 늘릴 것을 건의하는 경우가 많다. 팬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일반 상영관에서 응원법 참으면서 보다가 싱어롱을 봤더니 너무 행복했다", "싱어롱 한 번 더 개봉해줘"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러한 팬 반응은 아이유의 콘서트 실황 영화가 지난 2일에 이어 오는 16일에도 이뤄지게 된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K팝 업계 내 공연 매출의 꾸준한 성장 외에도 향후 콘서트 실황 영화를 통해 추가 수익을 기대해 볼 만한 대목이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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