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일 방송된 tvN X TVING 오리지널 드라마 '원경' 11화 시청률은 전국 가구 평균 5.8%, 최고 7.5%, 수도권 가구 평균 5.4%, 최고 7.4%로, 또다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케이블 및 종편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수성했다. (닐슨코리아 제공)

이방원은 이를 애써 외면했다. 만약 적장자가 아닌 왕자가 왕위에 오르면, 자신이 겪은 핏줄 간의 피바람이 다시 몰아칠까 두려웠기 때문. 이방원은 양녕과 충녕을 불러 앉히고는 "장자가 위를 이어받는 전통은 불변"이라 못 박았다. 그리고 충녕에게는 깊은 학문을 오로지 세자를 위해 쓰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세자에게는 모두가 도울 것이니, 오로지 성군이 되는 목표만 보라 다시 한번 신신당부했다.
아버지 이방원의 애끓는 바람과 달리, 세자의 기행은 계속됐다. 공부는 뒷전이었고, 사냥을 나가 백성을 몰이꾼으로 쓰는가 하면, 음주를 즐겼다. 게다가 기생에게 홀려 그녀에게 궁인의 옷을 입혀 세자궁에 몰래 숨겨 지내게 했고, 귀향간 죄인에게 뇌물까지 받았다. 이를 엄히 꾸짖는 이방원에게는 국본도 우습게 여기는 신하들, 즉 외숙인 민무휼(이찬희)과 민무질(오정택)까지 언급하며 대들었다.

결국 남은 동생들까지 죽고, 멸문지화를 당한 원경은 남편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속뜻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세자를 강력한 군왕으로 세우기 위해 왕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한 것이었다. 처절한 눈물을 뒤로한 채, 원경은 세자에게 아버지의 깊은 뜻을 전하며, 책임을 져야 하는 군왕의 자리에 대해 가르쳤다. 그리고 군왕의 성정을 베풀지 못하면 태상왕 이성계(이성민)가 그랬던 것처럼, 이방원의 날카로운 칼끝이 세자를 향할 것이라 엄중히 경고했다.
또다시 비극이 예고됐다. 과거 전장에 나가기 전, 원경과 이방원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태어났던 막내 성녕대군이 사망률이 높은 전염병 두창(천연두)에 걸린 것. 원경과 이방원은 아들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형언할 수 없는 아픔과 슬픔 속에 부모로서 최선을 다했다.
원경은 성녕의 곁을 지키며 병간호에 매진했고, 이방원은 어의의 손을 꼭 붙들고 "부디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그 와중에도 이방원에게 "전염병이 퍼지고 있으니 백성들을 돌봐달라"고 간청하는 '국모' 원경이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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