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안소니 마키.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배우 안소니 마키.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마블 역사상 최초의 흑인 캡틴 아메리카가 탄생했다. 기대와 함께 흑인 캡틴 아메리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마블의 흥행 부진과 PC(정치적 올바름) 논란이라는 벽을 뛰어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새 캡틴이 된 안소니 마키가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흑인 배우 안소니 마키가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가 됐다. 안소니 마키는 오는 12일 개봉하는 영화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이하 '캡틴 아메리카 4')에서 주인공 샘 윌슨 역을 맡았다. '캡틴 아메리카 4'는 샘 윌슨이 대통령이 된 새디우스 로스(해리슨 포드 분)와 재회 후, 국제적인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되는 액션 블록버스터이다. 샘 윌슨은 전 세계를 붉게 장악하려는 사악한 음모 뒤에 숨겨진 존재를 파헤쳐 나간다.

안소니 마키는 마블 영화에서 명품 조연으로 등장해 왔다. 그는 영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2014)부터 샘 윌슨 역을 맡아 캡틴 아메리카의 사이드킥 '팔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조연이던 샘 윌슨은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에서 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반스 분)로부터 방패를 받고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로 거듭났다. 그는 '캡틴 아메리카 4'를 기점으로 앞으로 마블 세계관의 중심에 설 인물로 기대를 낳고 있다.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2차 티저 포스터./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2차 티저 포스터./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안소니 마키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먼저 마블 영화의 하락세를 극복해야만 한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어벤져스를 이끌어오던 주요 캐릭터들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마블 영화는 맥을 못 추고 있다. 특히 국내 성과는 처참하다. 국내 누적 관객 수를 살펴보면 '토르: 러브 앤 썬더'(2022) 271만 ,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2022) 210만,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2023) 155만 등을 기록했다. 2023년 개봉한 '더 마블스'는 69만 명에 그치기도 했다. 국내에서 천만 관객을 3번 이상 기록했던 마블의 과거를 생각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흑인 캡틴 아메리카를 두고 디즈니 PC 정책 영향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마블의 모회사인 디즈니는 최근 제작한 영화에서 지나친 PC 정책으로 문제가 됐다. 디즈니는 영화 '인어공주'(2023)을 제작하며 원작에서 백인으로 묘사됐던 인어공주 역으로 흑인 배우 할리 베일리를 선정해 논란이 됐다. 올해 3월 개봉하는 영화 '백설공주' 역시 라틴계 배우인 레이첼 지글러가 백설공주를 맡으면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캡틴 아메리카의 경우, 미국을 대표한다는 상징성으로 인해 흑인 배우 선정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함께 나오고 있다.
영화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스틸컷./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스틸컷./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안소니 마키는 직접 캡틴 아메리카 역할에 대한 정당성을 언급했다. 그는 지난 5일 열린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캡틴 아메리카가 어떤 역할을 가졌는지 그리고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지에 있어 샘 윌슨이야말로 완벽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소니 마키는 "샘 윌슨이 보여주는 정의감과 인간적인 따뜻함, 열정을 봤을 때 캡틴 아메리카가 될 가치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올해 첫 마블 영화의 포문을 열 '캡틴 아메리카 4'의 어깨가 무겁다. 안소니 마키가 흑인 캡틴 아메리카로 성공해 마블 흥행 신화를 다시 이어갈지 기대된다.

김윤하 텐아시아 기자 yo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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