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송가인/ 사진=텐아시아 사진 DB
임영웅, 송가인/ 사진=텐아시아 사진 DB
고진감래(苦盡甘來)다. 오랜 무명 생활 끝에 빛을 보는 스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임영웅부터 황가람까지 힘든 시기를 거친 가수들이 스타덤에 오르며 대중의 마음을 울리는 모습이다.

6일 황가람의 '나는 반딧불'은 음원차트 상위권에 자리 잡고 있다. 출퇴근 시간대인 오전 9시 기준 '나는 반딧불'은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 멜론 'TOP 100'(톱 100) 차트 3위에 올랐다. 지난달 월간 차트에서도 4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0월 발매된 이 곡은 음원차트를 역주행하고 있다.

황가람은 2011년 데뷔해 '나는 반딧불'이 사랑받기 전까지 약 13년의 무명 기간을 보냈다. 그는 지난 5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무명 시절의 설움을 털어놨다. 음악을 하기 위해 서울로 상경한 황가람은 홍대 놀이터에서 버스킹을 시작했다. 그는 "밤을 새우고 낮에 돈을 아끼기 위해 홍대 놀이터 벤치에서 자던 게 노숙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황가람/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갈무리
황가람/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갈무리
황가람은 "옥상에 뜨거운 바람이 나오는 굴뚝 앞에서 박스 깔고 잤다"고 고백하더니 "라디에이터가 켜져 있는 화장실에서도 잤다"고도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147일간 노숙 생활을 한 황가람. 그는 "40kg대까지 살이 빠졌다. 온몸에 옴이 옮았다. 진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엄청 울었다"고 털어놨다. 자신이 벌레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 고생을 했던 그는 이제 음원 차트를 가로지르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국민 스타로 발돋움한 임영웅도 과거 고된 시간을 보냈다. 그는 여러 방송에서 과거 합정역 인근에서 군고구마 장사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들기도 힘들었고 마진이 많이 남지 않았다"고 전했다. 생계를 위해 군고구마를 팔던 그는 국내 대규모 공연장인 상암 월드컵 경기장을 꽉 채우는 가수가 됐다.
신성/ 사진=텐아시아 사진 DB
신성/ 사진=텐아시아 사진 DB
트로트 가수 신성도 긴 무명 시절을 견뎠다. 그는 지난달 30일 방송된 KBS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에 출연해 8년간 지역 가수로 활동했던 때를 회상했다. 신성은 "오랜 무명 생활을 이어 나갔는데, 주변 분들의 과한 관심으로 인해 대인기피증에 걸렸다"며 마음 고생을 했다고 밝혔다. 설상가상으로 부모님의 건강도 악화했다. 아버지는 뇌출혈과 갑상샘암, 어머니는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그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출연한 KBS 1TV '아침마당-도전 꿈의 무대'를 통해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제는 트로트 스타로서 각종 방송에 출연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송가인도 8년에 달하는 긴 무명 세월을 이겨낸 가수다. 한동안 수입이 없어 부업으로 비녀를 만들어 팔았다. 심지어 그를 국민 트로트 가수로 만들어준 '미스트롯' 결승 전날까지도 비녀를 판매했다. 월세 보증금이 없어 무속인인 어머니가 굿당을 파는 등 어려운 시기를 거쳤다. 결국 '미스트롯' 초대 진(眞)으로 자리 잡으며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꾸준히 음악 활동을 펼쳐온 송가인은 오는 11일 네 번째 정규 앨범으로 돌아온다.

서사를 지닌 만큼 이들의 노래에는 더 깊이감이 생겼다. 그만큼 이들의 노래가 더 대중의 마음에 와닿을 수 있게 됐다. 긴 무명 생활이 무기가 됐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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