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사진 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일할 때는 '중증외상센터'의 양재원처럼 엉덩이 가볍고 부지런하고 겁도 많아요. 친구들을 만날 때나 일상생활에서는 '옥씨부인전'의 천승휘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가장 닮은 인물로 성윤겸을 말한 적도 있는데 전반적인 성격은 능글맞은 천승휘라고 할 수 있죠."

지난 4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배우 추영우를 만났다. 그는 최근 출연했던 JTBC 드라마 '옥씨부인전' 및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의 캐릭터와 자기 실제 성격 간 유사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옥씨부인전'에서 추영우는 명문가의 맏아들에서 예인 천승휘가 되는 '송서인' 역과 노비에서 양반이 된 구덕이(임지연 분)와 혼례를 하는 청수현 현감의 맏아들 '성윤겸' 역을 맡았다.

추영우는 "이번 작품이 첫 사극인 동시에 첫 1인 2역 연기였다"며 "천승휘와 성윤겸 두 캐릭터의 확실한 차이를 보여주는 것에 대해 고민과 부담감이 컸다. 둘이 다른 사람이라는 틀에 갇혀 다르게만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본 리딩 때 임지연 누나가 어차피 둘이 같은 사람인 건 시청자들도 아니까 '지킬앤드하이드'처럼은 하지 말라고 하더라. 대신 몸의 기울기와 눈빛, 말할 때 말끝 등 사소한 디테일을 살려보라고 조언해줬다"고 덧붙였다.
사진 제공=SLL, 코퍼스코리아
사진 제공=SLL, 코퍼스코리아
추영우는 성윤겸 역에 대해 "설명하는 대사가 많고 호흡이 길어 위트가 섞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개그 욕심을 조금 부렸는데 임지연 누나가 지금도 충분히 멋있으니까 귀엽게 하지 말고 묵직하게 하라더라. 누나 말을 믿고 따랐더니 다행히 사람들 반응이 좋았다"고 고마워했다. 그러면서 "제가 또 선배님이 말하면 고집이고 뭐고 잘 듣는 편"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천승휘 역도 '조선 최고의 사랑꾼'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추영우는 "천승휘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목숨과 직업, 전 재산, 가문까지 바친다. 사랑을 위해서 모든 걸 포기하는 모습이 '추구미'(자신이 지향하는 이미지)이긴 한데, 나는 천승휘처럼 못할 것 같다. 현실에선 불가능한 인물이니까 더 멋있어 보이는 게 아닌가"라며 웃어 보였다.
사진 제공=SLL, 코퍼스코리아
사진 제공=SLL, 코퍼스코리아
추영우는 첫 호흡을 맞춘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선배 임지연에 대해 "작품에 대한 누나의 애정이 나에게도 많은 도움이 됐다. 대본 리딩 전에 누나로부터 연락이 먼저 왔다. 촬영 전에 여러 차례 연습실에서 함께 맞춰보면서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누나도 바빴을 텐데 먼저 다가와 줬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앞서 임지연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9살 연하 추영우에게 친누나처럼 잔소리했다고 밝혔다. 이에 추영우는 "잔소리로 느낀 적은 없다. 귀여운 동생과 친해지는 임지연 누나만의 방법"이라며 "제가 몸에 안 좋은 과자를 먹고 있으면 '그런 거 먹지 말고 밥 먹어', 옷을 얇게 입고 있으면 '감기 걸리기 전에 빨리 패딩 입어'라고 한다. 이건 누나만의 애정 가득한 장난이자 잔소리"라고 설명했다.
사진 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사진 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옥씨부인전'에 이어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로 연타 흥행에 성공한 추영우. 그는 나이에 비해 능청스러운 연기와 매력적인 얼굴로 대세 배우로 떠오르고 있다. 추영우는 자신이 생각하는 인기 비결에 대해 "제 목소리를 좋아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때부터 제 목소리가 마음에 들었다"며 "선배들이 말씀하시길, 배우가 자신의 목소리를 마음에 들어 하는 게 연기할 때 드러난다더라. 그래서인지 팬들 덕분에 생기는 자신감이 되게 컸다. 여러 면에서 팬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감사를 표했다.

인기에 힘입어 최근 추영우의 SNS 팔로워는 117만명을 넘어섰다. 그는 폭발적인 인기를 실감하냐는 질문에 "두 작품이 공개된 후 집 밖으로 안 나가봐서 잘 모르겠다. 평소에는 카페 가는 것도 좋아하고 친구들과 맛집 탐방도 즐긴다"며 "팔로워가 110만명이 넘었다는 게 신기하고 나한테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추영우는 최근 1990년대 톱모델이었던 아버지와 모델 출신 어머니, 그리고 '옥씨부인전'에 함께 출연한 남동생까지 화제가 됐다. 그는 "온 가족이 너무 좋아한다. 특히 아버지는 주변 친구들로부터 전화가 자주 온다. 아버지께서 아들 덕분에 오랜만에 지인들과 연락하고 약속을 잡아 놀러 가기도 한다. 집에서 안 심심해 보이셔서 기쁘고 뿌듯했다"고 미소 지었다.
사진 제공=SLL, 코퍼스코리아
사진 제공=SLL, 코퍼스코리아
"저에게 '옥씨부인전'은 처음부터 결말까지 애틋했어요. 초반부터 처절한 서사가 많았는데 해피엔딩이라 참 다행입니다. 사람들의 가슴 한편에도 애틋한 작품으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최재선 텐아시아 기자 reelectio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