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정의 스타캐처≫
김명하 PD, SBS '동네멋집'으로 메인 연출 데뷔
시민 돕는 착한 예능 '사장은 아무나 하나'
창업 욕구 거세하는 게 '사장은'의 목표
사진=텐아시아DB
사진=텐아시아DB
≪이소정의 스타캐처≫
방송계 반짝거리는 유망 스타들을 캐치해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창업 욕구를 거세하는 게 프로그램의 목표입니다. 부가세나 정산조차 모르는 상태로 사업을 운영하는 현실을 목격했어요. 이는 충분한 준비 없이 창업했기 때문입니다. 쉽게 창업에 나서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죠. '카페나 해볼까?'라는 생각이 든다면 과감히 접으세요."

연예인 중심의 화려한 프로그램이 넘쳐나는 가운데, 도움이 필요한 시민들에게 직접 손길을 내미는 착한 예능이 등장했다. SBS Plus '사장은 아무나 하나'(이하 '사장은')다. 지난달 14일 첫 방송 된 이 프로그램은 '손대면 핫플! 동네멋집'(이하 '동네멋집')에 이어 대한민국 600만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다루며 벼랑 끝에 선 사장님들을 위한 리얼 생존 솔루션을 제공한다.

'사장은'을 연출한 김명하 PD를 지난 24일 강동구 성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김 PD는 SBS '런닝맨', '인기가요', '정글의 법칙', '동상이몽' 등에서 조연출로 활약했으며, '동네멋집'을 통해 첫 메인 연출을 맡은 이후 방송계에서 무한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사진=텐아시아DB
사진=텐아시아DB
김 PD는 '동네멋집'을 통해 얻은 경험이 '사장은'의 출발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상공인들의 고충을 몸소 느꼈다. 컨설팅이나 조언을 제공하고 싶었는데, 살펴보니 그런 프로그램이 없더라. 그래서 시작하게 됐다. 많은 자영업자가 처절하게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반대로 직장인들은 사업을 꿈꾸는 아이러니가 있다"고 말했다.

"요즘은 자영업자가 너무 많아 '모두가 사장인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만큼 폐업을 신청하는 분들도 늘고 있습니다."
사진=텐아시아DB
사진=텐아시아DB
다섯 편의 에피소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방송으로 배달 수수료를 다룬 회차를 꼽았다. 김 PD는 "소비자 입장에선 배달이 비싸게 느껴지지만, 사장 입장에서는 수수료 부담이 심각하더라. 금액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가볍게 여겼던 배달이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동떨어진 남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창업주뿐 아니라 손님 입장에서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단골 가게가 사라질 수도 있는 거죠. 배달 시스템의 악순환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예능을 통해 짚어보고 싶었습니다. 앱으로 주문할 때 수수료 문제를 한 번만 더 생각해보길 바랍니다. 배달보다는 포장하거나 직접 가서 먹는 걸 추천합니다."
사진=텐아시아DB
사진=텐아시아DB
김 PD는 '사장은'과 '동네멋집'의 차이점에 관해 "'동네멋집'이 시원하고 달콤한 맛이었다면, 사장은'은 마라 맛"이라고 명료하게 표현했다. 이어 "포스기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사업의 민낯을 봤다. 자료를 갖춘 분들은 양반에 속한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프로그램의 수위가 더 매워진다. 일부러 자극적으로 연출한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출연자 선발 기준을 묻자 김 PD는 "우선 컨설팅이 절실한 분이어야 하고, 열심히 운영 중이지만 전문가 입장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수용할 준비가 된 분들을 찾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프로그램 특성상 시청자들에게 비슷한 사례를 반복해서 보여줄 수는 없다. 이전 회차와 차별화된 점을 고민하는 데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텐아시아DB
사진=텐아시아DB
김 PD는 '동네멋집' 연출 당시 밀양의 30년 된 폐교를 개조했던 경험이 큰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흉물로 방치된 공간을 바꿔보자는 큰 포부가 있었다. 방송 전엔 1만6500평 대규모 공간에 연간 방문객이 1000명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하루에 500명씩 찾는 명소가 됐다. 진정성이 통했다고 느껴져 매우 뿌듯하다"고 미소 지었다.

다양한 콘텐츠 기획에 대한 열정도 내비쳤다. 김 PD는 "해외에 한국 문화를 알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인 연애 프로그램도 구상 중이다"라며 눈빛을 반짝였다. 그는 "요즘 토크쇼가 사라지는 추세인데, 다시 한번 토크쇼 붐을 일으키고 싶다"며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