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NN(흰, 박혜원)/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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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영화 못지않은 영상미로 화제를 모으는 뮤직비디오가 있다. HYNN(흰)이 최근 발표한 발라드곡 '영하'의 뮤직비디오 얘기다. 이 뮤직비디오에서 HYNN은 새빨간 목도리를 매고 발자국 하나 없는 눈밭을 거닌다. 꿈에서 나타난 듯한 순록이 눈밭 저 멀리서 HYNN을 지긋이 바라본다. 팬들은 이 뮤직비디오의 유튜브 영상에 "마음 아프지만 아름다웠던 기억이 떠오른다", "일본 옛 영화 '러브레터'를 떠올리게 한다" 등의 댓글을 남기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 HYNN을 최근 인터뷰했다. HYNN의 노래 영하는 그가 최근 발표한 다섯 번째 미니앨범 '영하'에 담겼다. 곡 이름과 앨범 이름이 같다. HYNN은 설날을 맞아 한복을 입고 인터뷰 자리에 나왔다. 은은한 분홍빛이 도는 저고리와 푸른색 치마가 돋보였다. 머리 장식까지 더해 명절 분위기가 한껏 살아났다. HYNN은 뮤직비디오 촬영 비하인드부터 주변 소중한 인연들과의 일화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HYNN은 "뮤직비디오 촬영 당시 감독님이 눈밭을 헤치면서 사연 있는 사람처럼 걸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며 "자신만만하게 촬영에 들어갔는데 눈밭 촬영이 생각보다 어려워서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리가 길지 않아서인지 눈밭에 푹푹 빠져서 힘들었다"며 웃었다. 이어 "코트가 길어서 자주 넘어졌는데, 감독님이 오히려 그런 감성이 좋다고 하시더라"라고 말했다.
HYNN(흰, 박혜원)/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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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에 담긴 곡 중에는 HYNN의 첫 자작곡 '배웅'도 있다. 지난 2018년 데뷔해 올해로 7년 차를 맞은 HYNN. 오랜 기간 활동했지만 앨범에 자작곡을 담은 건 처음이다. 고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음악과를 다니며 습작도 여럿 생겼지만, 그의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은 없었다.

그런 HYNN이 처음으로 대중 앞에 내놓는 자작곡 '배웅'은 HYNN의 할머니에게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곡이다. HYNN은 "할머니 댁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잘 가라고 안아주시는데 그날따라 유난히 그 포옹이, 배웅이 찡하고 슬펐다. 돌아오는 길에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감정들을 적어 뒀는데, 메모로만 남겨놓기는 조금 아까워서 기타를 들고 멜로디를 붙였다"고 했다. HYNN은 "곡을 완성한 뒤 수정한 게 별로 없다. 회사 식구들도 처음 내놓은 노래 그대로를 좋아해 주셨다. 이것이 진심의 힘이구나 싶었다"며 미소 지었다.

아직 할머니에게 '배웅'을 들려드리진 못했다. 그는 "들려드린다면 제가 직접 불러드리는 게 조금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민망하기도 하고, 이 노래를 라이브로 할 수 있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부르다가 눈물이 앞서진 않을까"라며 고민을 털어놨다.
HYNN(흰, 박혜원)/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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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NN(흰, 박혜원)/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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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에는 HYNN의 기존 인기곡들도 수록됐다. 이 가운데 '이미 지나간 너에게 하는 말'은 인기 밴드 데이식스 멤버 영케이가 작사를 맡아 화제를 모았다. 영케이는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노랫말을 잘 쓰기로 유명하다. 평소 데이식스 노래를 즐겨 듣는다는 HYNN. 영케이에게 가사를 요청하고 싶다는 의견은 HYNN이 직접 냈다. HYNN은 "회사를 통해 영케이 선배님께 조심스럽게 연락을 드렸다"고 말했다.

왜 꼭 영케이여야 했는지 묻자 그는 "영케이 선배님이 많은 분의 고민과 어려움을 대변하는 듯한 가사를 쓴다"고 답했다. 그는 "영케이 선배님이 작사한 곡의 댓글 창에서 '어떻게 내 마음을 읽었지', '나 가끔 이런 생각 했는데'라며 공감하는 분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나에게도 그런 가사를 써주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품고 연락드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지나간 너에게 하는 말'이라는 곡은 영케이 선배님의 가사가 다 했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이 노래가 완성될 수 있지 않았나 싶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HYNN(흰, 박혜원)/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HYNN(흰, 박혜원)/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HYNN(흰, 박혜원)/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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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NN은 예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방송인 유재석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여러 차례 출연했다. 지난해 11월에는 KBS '싱크로유'에, 2022년에는 MBC '놀면 뭐하니?'('놀뭐')에 출격했다. '놀뭐'에서는 프로젝트 음원에 참여하며 WSG워너비의 '가야G' 일원으로서 함께했다. 그는 유재석과 여전히 가깝게 지낸다며 '유라인'을 자처했다.

HYNN은 놀뭐 촬영 당시 유재석을 '유 대표님'이라고 불렀다. 그는 "소속사 대표님에 이어 저에게 또 다른 대표님이시다. 그래서 늘 더 많이 연락드리고 싶지만 부담스러우실까 봐 자제하고 있다"며 사려 깊은 면모를 보였다. 그는 "유재석 선배님께서 저를 워낙 예뻐해 주신다"며 "최근에도 명절 인사를 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저를 잊지 않으셨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HYNN(흰, 박혜원)/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HYNN(흰, 박혜원)/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HYNN(흰, 박혜원)/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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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NN은 15년간 유재석이 진행을 맡은 '런닝맨'에도 출연하고 싶다고 했다. HYNN은 "런닝맨에 불러주신다면 나가서 뛸 수도, 구를 수도 있다. 영하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면서도 눈밭에서도 굴렀는데 어디서든 못 구르겠나. 불러주시면 가서 열심히 재미있게 놀다 오겠다"고 말하며 눈을 반짝였다.

예능을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얼굴을 알린 HYNN. 그는 "최근 '아는 형님', '라디오스타'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며 예능 욕심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방송에서 이야기할 에피소드를 많이 만들어 놔야겠더라. 요즘은 에피소드를 수집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고 말했다. HYNN은 "에피소드 수집이 잘 되진 않더라. 다들 어떻게 하시는 건지"라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HYNN(흰, 박혜원)/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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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NN(흰, 박혜원)/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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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NN은 지난해 10월 작가 한강이 노벨상을 받으면서 함께 주목받았다. 한강 작가의 소설에서 따온 예명 덕분이다. HYNN은 "정말 뜻밖의 축하를 많이 받아서 얼떨떨했다"며 "제가 탄 상이 아닌데 축하받아서 작가님께 너무 죄송하더라. 작가님의 귀한 순간에 내가 주목받아도 되나 싶었다"고 했다. 이어 "동시에 다시 한번 존경스러운 마음이 피어났다"며 한강 작가에 대한 팬심을 내비쳤다.

처음 HYNN이라는 예명을 지었을 때 주변의 반응이 마냥 긍정적이진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뒤 비로소 그의 안목을 인정하는 이들이 속속 나왔다. HYNN은 "주변에서 '네가 지은 예명이 어려운 이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너무 잘 지었다'고 하더라. 부모님께서도 귀한 이름이라고, 너무 좋은 이름이 됐다고 해 주셨다"고 전했다. 그는 "이쯤 되면 제 안목을 자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HYNN(흰, 박혜원)/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HYNN(흰, 박혜원)/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앞서 HYNN은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에서 기회가 된다면 한강 작가와 함께 출연해 라이브를 들려주고 싶다고 했다. 연락을 시도해 봤냐는 질문에 그는 "연락을 너무 드리고 싶지만 그럴 방도도, 용기도 없다. '찐팬'(진짜 팬)이면 용기가 잘 안 나지 않나"라며 "쉽사리 용기를 내지 못하는 점, 대국민 사과드린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도 "그런 기회가 온다면 가문의 영광일 거 같다"고 덧붙였다.

HYNN의 이번 앨범 타이틀곡 영하는 잃어버린 사랑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 등 복잡한 감정을 서정적인 가사로 풀어낸 곡이다. HYNN은 이 곡에서 한층 울림이 깊은 목소리를 들려준다. 차가운 겨울을 따뜻하게 녹이는 감성을 담았다. 그 외에도 자작곡 배웅과 기존 곡을 포함해 총 7개의 트랙이 담겼다. 지난해 10월 발매된 '오늘 노을이 예뻐서'의 일본어와 중국어 버전도 추가로 담겼다.

HYNN의 다섯 번째 미니앨범 영하는 지난 15일 발매됐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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