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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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영철과 그룹 잔나비의 최정훈이 설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 전 세계의 재외 동포들을 만난다. 각지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재외동포들의 삶을 직접 들여다보며 그들의 이야기를 우리 안방에 전달한다.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KBS1TV 설 특집 프로그램 ‘글로벌 한인기행 김영철이 간다'(이하 '김영철이 간다') 2부작과 '700만 개의 아리랑'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배우 김영철, 가수 최정훈(그룹 잔나비 리더), 재외동포협력센터 김영근 센터장, 윤진규 PD가 참석했다.

'700만 개의 아리랑'은 세대를 아우르는 감성과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가진 밴드 잔나비의 보컬 최정훈이 700만 재외동포의 '아리랑'을 연결하기 위한 글로벌 프로젝트다. 치열한 고민과 작업 끝에 잔나비와 전 세계 재외 동포의 염원이 담긴 아리랑이 이번 다큐멘터리를 통해 공개된다.

2부작으로 구성된 '김영철이 간다'는 1부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미슐랭 3스타를 받은 코리 리의 레스토랑 '베누'를 이끄는 총괄 셰프이자, 정통 한식으로 승부하는 '산호원'의 공동대표인 황정인 셰프를 만난다. 2부에서는 아시아인이라는 편견과 차별의 현실에서 21살 최초의 한인 앵커로 성공 후 돌연 자취를 감춘 145만 유튜버 황진이와 함께 한다.

윤진규 PD는 KBS1TV 설 특집 프로그램을 기획한 계기에 대해 "750만 재외동포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그분들의 이야기를 국내에 전달하는 것이 공영방송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한민족이라는 뿌리를 확인하고 공감대를 만드는 게 중요했다"면서 "'700만개의 아리랑'이 숲을 본다면 '김영철이 간다'는 나무를 보면서 재외동포를 새롭게 이해하는 프로그램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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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최정훈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아리랑'을 편곡할 때 특히 신중을 가했다. 그는 "'아리랑'은 어렸을 때부터 구전으로 부른 노래다. 최대한 그 느낌을 살리면서 부를 수 있도록, 락(Rock)처럼 센 음악보다는 통기타로 차분하게 편곡했다. 누구나 다 같이 부를 수 있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최정훈은 "'아리랑'은 오랫동안 구전된 노래인 만큼, 이 시대 젊은 재외 동포가 쉽게 부르기 어려운 노래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DNA에 흐르는 노래인지라 다들 쉽게 부르더라"고 웃어 보였다. 이어 그는 "살아가는 환경에 따라 장르와 해석이 달라진다는 점이 재밌는 포인트다"라고 설명했다.

최정훈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한 선입견의 변화도 털어놨다. 그는 "어렸을 때만 해도 재외 동포가 아리랑을 부른다고 생각하면 애환에 젖어 슬프게 불렀을 거라 생각했었다. 한 달 전 재외동포 친구들 앞에서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면서, 아리랑 너머 케이팝에 관한 이야기까지 나눴다. '아리랑'을 떠올릴 때 그리운 정서가 아니라 자랑스러움과 뿌듯함, 그리고 한민족이라는 자긍심을 느꼈다"면서 "잔잔한 편곡이 지루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내심 힘차게 불렀다. 감격스럽게 기쁜 마음으로 불렀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평소 해외여행을 자주 다닌다. 해외에서 재외 동포를 뵐 때마다 (그분들이) 그냥 지나치지 않고 명함을 주신다든지, 다음에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하신다. 반가움을 온몸으로 표현해주신다. 설 연휴에 온 가족들이 보기에 좋을 만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배우 한지민과 공개 열애 중인 그는 특히 "해외에서 아저씨들이 많이 알아봐 주시고 명함을 주셨다. 태권도장 명함을 5개 정도 받았다. 태권도 운영하시는 사범님들께 많이 받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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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영철은 KBS1TV '동네 한 바퀴' 이후 2년 반 만에 설 특집 '김영철이 간다'로 돌아왔다. 그는 "처음에 '김영철이 간다' 프로그램 제안을 받은 후 재외 동포들을 만날 생각에 설레고 기뻤다. 재외 동포들은 가슴에 태극기를 하나씩 꽂고 사는 분들이다. 그분들이 사는 곳을 찾아가서 삶에 대한 응원과 격려도 하는 그런 의미가 있기에 주저 없이 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실 이전까지 '재외동포'란 단어 자체가 낯설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삶의 현장을 직접 보고 느낀 건, 그분들이 생계를 위해 외국에 나갔지만 고국에 대한 생각은 우리보다 더 깊다는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게 너무 고맙다. 그분들이 밖에 나가서 얼마나 치열한 삶을 살았을까"라고 밝혔다.

올해 71세가 된 김영철 입장에서는 장시간의 비행이 쉽지 않았다. 김영철은 "아르헨티나는 역시 멀더라. 뉴욕을 경유해서 아르헨티나에 갔는데 뉴욕에서 대기가 무려 14시간이었다. 뉴욕에서 아르헨티나까지는 12시간이었다. 비행시간만 총 26시간이었다"면서 "비행기에서 내려서 10시간 자고 다음 날 아침에 촬영하는데 현지 시각으로 새벽 1시 반에 눈이 떠졌다. 그때부터 잠을 못 자고 촬영을 했는데 사실 낮인지 밤인지, 여기가 어딘지 정신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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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윤진규 PD는 "장기적 목표는 이번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시즌제로 재외동포의 삶을 다루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영철이 간다' 2부작이 굉장히 중요하다. 올해는 설부터 성탄절까지 재외동포를 계속 응원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김영철은 "올해 여러 가지 복잡한 일도 많았지만 잘 극복하셔서 건강하고 좋은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꼭 시청 부탁드린다"고 관심을 독려했다. 최정훈도 "설 연휴에 가족분들이랑, 또 재외 동포들이 보셔도 좋을 만한 따뜻한 다큐멘터리다. 많은 분이 방송을 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KBS1TV ‘700만 개의 아리랑'은 오는 28일 오후 7시 40분, '김영철이 간다' 1부와 2부는 각각 오는 28일, 29일 오후 9시 40분 방송된다.

최재선 텐아시아 기자 reelecti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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