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로고/사진=각 홈페이지 캡처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로고/사진=각 홈페이지 캡처
《이민경의 사이렌》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연예 산업에 사이렌을 울리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문제를 지적하고, 연예계를 둘러싼 위협과 변화를 알리겠습니다.


중국 숏폼 틱톡의 미국 내 서비스 중단 소식에 엔터사들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 내 틱톡 대체재로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샤오홍수(레드노트)가 떠오르면서 금지법에 실효성이 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17일 엔터업계에서는 전날 나온 틱톡의 미국 서비스 완전 중단 계획을 발표 소식에 당황함을 넘어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미국 내 '틱톡 금지법' 발효에 맞서 틱톡이 서비스 전면 중단이란 강수를 두자 엔터계는 이에 따른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틱톡의 초강수 결정은 미연방대법원이 오는 19일 발효되는 '틱톡 금지법' 시행 중단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데 따른 선제조치로 풀이된다.

틱톡 서비스가 완전히 중단되면 1억 7천만 명에 달하는 미국 사용자들은 틱톡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할 수 없게 된다. 기존 사용자들은 계속해 틱톡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업데이트 및 신규 사용자 유입을 막는 '틱톡 금지법'보다도 한 층위 강한 대응이다.
틱톡 미국 서비스 중단에 엔터사 '황당'…중국 기업 쫓아내고 중국 기업 띄워주네 [TEN스타필드]
엔터사 관계자들은 틱톡의 결정이 다소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틱톡은 가성비가 좋은 홍보 플랫폼이었다. 아티스트의 미국 진출에 큰 영향력이 있던 플랫폼이 미국에서 사라지게 됐다"며 황당함을 드러냈다. 그는 "틱톡에 비해 인스타 릴스, 유튜브 쇼츠는 광고비가 더 비싸다. 릴스와 쇼츠의 규모가 숏폼 시장에서 커질 텐데 이는 엔터사 입장에서 부담되는 게 사실이다"라고 털어놨다.

비용에 대한 고민이 상대적으로 적은 대형 엔터사는 이번 문제를 '시간 문제'로 바라봤다. 관계자들은 틱톡의 빈자리를 채울 숏폼을 찾고 빠르게 적응하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한 대형 엔터사 관계자는 "K팝 그룹의 해외 팬덤 유입을 용이하게 한다는 점에서 틱톡은 분명 유용한 수단이었다. 그러나 샤오홍수,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K팝 팬덤은 곧 새로운 채널을 찾을 거다. 틱톡이 미국에서 사라진 만큼, 기존 틱톡 사용자들이 향하는 다음 숏폼이 어디냐가 중요하다. 변화에 따른 다양한 방안을 고려할 필요는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유튜브 쇼츠,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로고
사진=유튜브 쇼츠,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로고
또한, 다수 관계자는 미국의 틱톡 금지법 시행이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보다도 중국의 신생 숏폼 샤오홍슈가 틱톡의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사태가 미중 갈등의 연장선인 만큼, 추후 중국 플랫폼에 대한 추가 문제제기 가능성은 열려있다.

틱톡 금지법 발효를 앞두고 이른바 '틱톡 난민'들은 샤오홍슈로 이동하고 있다. 실제로 샤오홍수는 이번 주 미국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다. 지난주 대비 다운로드 수가 194% 급증했고, 지난 이틀간 신규 가입자가 70만명에 달한다.

미국 정부는 중국 기업이 중국 정부의 통제 아래 개인정보를 유출한다고 보고 틱톡 사용을 금지했다. 틱톡이 저물고 새로운 중국 숏폼이 떠오른다면, 미국 내 틱톡 금지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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