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아의 세심》
공중파 방송서 19금 이야기 난무
"알고 싶지도 않고 알면 불쾌한 이야기"
대본에 있었대도, 없었대도 문제
/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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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아의 세심》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세'심하고, '심'도있게 파헤쳐봅니다.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만 봉변을 당하게 됐다. 보는 내내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하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속궁합이 잘 맞는다는 이야기부터 정관 수술, 아내의 '그날'까지 방송에서 이야기하는 것에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채널A '신랑수업'에서 결혼을 앞둔 은가은과 박현호 커플이 사주를 보러 간 내용이 방송됐다. 이 둘의 사주 풀이를 하던 와중 역술가는 대뜸 "두 분의 에너지를 따져 보니 흔히 말하는 속궁합이 너무 잘 맞긴 한데 은가은이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낄 때가 한 번씩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스튜디오에서 VCR을 보던 문세윤은 천연덕스럽게 "짠 거냐"고 의심했고 박현호 역시 아무렇지 않게 "정자 검사하러 가자. 아무래도 연하라서 그런가 제가 보채는 것 같기도 하다"고 너스레 떨었다.
/ 사진=채널A '신랑 수업'
/ 사진=채널A '신랑 수업'
다만 문제는 '신랑수업'이 12세 이상 시청 가능한 프로그램이라는 것. 결혼을 앞둔 커플이 사주를 보러가 단순히 궁합을 보는 내용이 아닌, 다소 수위가 높은 속궁합이라는 단어가 언급된 만큼 시청 연령에 비해 내용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따랐다.

방송에서 성 생활을 이야기한 연예인이 또 있다. 최근 장성규는 SBS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해 정관 수술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얼마 전 아내랑 사귄지 20주년 되는 날이었다"면서 "그래서 아내한테 '정관 수술 하기로 했지만 마지막으로 오늘만 셋째를 준비해보자. 이건 하늘이 주시는 거니까 맡겨보자'라고 했다. 근데 아내가 '근데 나 그날인데'라는 거다. 그럼 이제 안되는 거지 않나. 물리적으로도 정말 안되는 것이라고 결론을 지었다"고 털어놨다. 이를 듣던 서장훈은 "오랜만에 나와서 별별 이야기를 다 한다. 아내가 집에서 TV보다 깜짝 놀라겠다"고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하기도.
/ 사진=SBS '미운 우리 새끼'
/ 사진=SBS '미운 우리 새끼'
뿐만 아니라 가장 최근 방송된 JTBC '아는 형님'에서는 이상민이 "통장 잔고는 가난해도 정자은행 잔고는 넉넉한 미래가 준비된 이상민"이라며 "정자를 얼렸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이상민은 은행에서 이자로 정자 세마리씩 받는다며 "정자가 남아돈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신랑수업'보다는 권장 연령이 높긴 하지만 '미우새'와 '아는 형님' 역시 15세 이상 시청 가능한 프로그램이다. 속궁합과 마찬가지로 해당 내용 또한 다소 수위가 높은 내용으로 15세 이상의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컸다.
/ 사진=JTBC '아는 형님'
/ 사진=JTBC '아는 형님'
또한 지나치게 사적이고 TMI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이 알고 싶지도 않고, 오히려 알면 불쾌한 필요 없는 정보라는 것. 물론 많은 예능 프로그램에 대본이 존재하는 만큼, 이들의 의도가 아닌 제작진의 의도일 수도 있다. 대본에 없었지만 시청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고 소위 말하는 분위기를 타 이같은 사실을 고백한 것일 수도 있다.

적정 연령에 맞지 않는 내용이 이미 방송되었고, 많은 시청자들이 불쾌함을 토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대본이라면 굳이 언급한 것이, 대본이 아니였더라도 적절치 않은 내용을 편집하지 않았다는 것 모두 제작진의 불찰이다. 유쾌함은 없고 불쾌함만 남게 됐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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