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설'까지 나올 정도로 연기 활동이 적어졌던 박신양이 오컬트 영화 '사흘'를 통해 연기자로 깜짝 컴백했다. 더욱이 영화는 11년 만이기도 하다. 화가로 더 활발히 활동 중인 박신양은 화가, 연기자 모두 병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12일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사흘'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문섭 감독과 배우 박신양, 이민기, 이레가 참석했다. '사흘'은 장례를 치르는 3일, 죽은 딸의 심장에서 깨어나는 그것을 막기 위해 구마의식이 벌어지며 일어나는 일을 담은 오컬트 호러. 현 감독은 "지인의 경험인데,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게 어떤 건지 내 인생에서 큰 경험이었다. 아빠가 딸을 잃은 상태로 시작한다. 그 감정으로 공포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어서 이 영화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흘'이 연출 데뷔작인 현 감독은 "제가 공포 영화를 좋아한다. 소재를 구상하다 보니 미스터리한 존재가 나오는 공포 영화의 분위기를 띠는 걸 고르다보니 오컬트가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다. 좋아하는 장르로 데뷔하게 되어 좋다"고 말했다. 박신양은 딸을 사랑하는 아빠이자 흉부외과 의사 승도 역을 맡았다. 박신양은 '박수건달'(2013) 이후 11년 만에 '사흘'로 영화를 하게 선보이게 됐다. 박신양은 "어쩌다 보니 영화를 오랜만에 하게 됐다. 그 동안 드라마도 하고 그림도 했다. 그림도 드라마도 시간을 오래 들여야 해서 영화가 오랜만인 것 같다. 영화는 시간 안에 감정의 강도를 끌어내야 해서 조금 다른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흥미로운 장르"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신양은 "오컬트는 내가 좋아하는 장르라고 생각을 안 했는데, 이번에 하다 보니 공부를 많이 했다. 집중적으로 찾아보면서 흥미로웠다"며 오컬트 장르를 향한 관심을 드러냈다. 이어 "이걸 감정이라고 얘기하기엔 강력한 느낌이다. 내가 느꼈던 감정들과는 다른 측면이 있다. 두려움이 극대화되는 것 같다"며 "오컬트 미스터리에는 보이지 않는 게 극대화될 떄 그 효과가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박신양은 미스터리함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다고. 그는 "보이지 않는 존재를 어떻게 크게 만들 것인가에 대해 회의를 많이 했다"며 "10시간짜리 회의를 100회 정도 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레는 심장 이식 후 이상 증세를 보이다 구마의식 중 목숨을 잃은 부마자 소미를 연기했다. 이레는 이번 캐릭터 연기에 대해 "평소 아빠와 대화하는 톤을 가져왔다. 하지만 소미가 잘못됐을 때는 좀 달라야 할 것 같았다. 차이점을 확실히 두려고 했다"고 밝혔다. 현 감독은 "소미 역을 두고 오디션을 많이 했는데 단연 탑이었다. 슬픈 연기, 미쳐가는 연기 등 여러 스펙트럼을 보여줘야 했는데, 이레 배우가 소화해줘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이레의 연기에 만족감을 표했다.
박신양과 이레는 친한 부녀 관계의 느낌이 영화에도 담길 수 있게 노력한 비하인드를 밝혔다. 박신양은 "깊은 느낌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을 내서 알 수 있는 기회를 애써서 만들어야 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묻어나야 하는 건 아빠와 딸의 애절한 느낌이다. 아빠가 미쳐가는 과정이 관객들에게 동의를 끌어낼 수 있어야 했다. 그랬기 때문에 둘의 애틋함이 중요했다. 투샷만 나와도 그 느낌이 묻어날 수 있도록 준비돼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신양은 "별다른 방법은 없었다. 이레의 긴장을 덜어주려 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끼리는 긴장하지 않나. 긴장을 덜어주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당시 이레가 중2였다. 매니저, 어머니, 제작진과 같이 있는 상황에서 연습 시간을 가졌다. 어색해하지 않을 때까지 쳐다보기, 하고 싶은 말하기, 가까이서 보기 같은 사소한 것부터 했다"고 밝혔다. 또한 "존댓말을 쓰는 친한 아빠와 딸을 없을 테니 평소에도 반말하자고 했다. 제 기억엔 그 적응이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어느 날은 되다가 어느 날은 쌩한 얼굴로 오더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쉽지 않고 자연스럽지 않았지만 영화를 위해서 해줬고 잘해줬다"고 칭찬했다. 이민기는 죽은 심장에 깃든 무언가를 눈치챈 구마사제 해신으로 분했다. 이민기는 "과거에 구마를 당한 인물이 현재 구마를 행하는 인물이 됐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냉정하고 간절할 수 있는 캐릭터가 된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현 감독은 이민기 캐스팅에 대해 "사제복이 잘 어울릴 것 같았다. 비주얼적으로도 고려했다"며 "악마를 터치하는 인물의 심리를 잘 표현해줬다"고 칭찬했다.
극 중 구마 의식 때문에 라틴어 대사가 있었던 이민기. 그는 "대사 외우는 건 곧잘 하는 편이라 괜찮았다. 라틴어를 처음 받았을 때 '되겠구나' 했는데, 중구난방으로 있는 숫자를 외우는 느낌이었다. 힘들었다. 중간에 라틴어 자문 선생님이 바뀌어서 대사가 다시 나오고 복잡해지고 그래서 고생한 기억이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박신양은 드라마는 '동네변호사 조들호' 시즌2(2019), 영화는 '박수건달'(2013)이 마지막이었다. '은퇴설'이 나온 이유. 최근에는 화가로서 그림에 더 집중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근황을 전하며 그림, 연기 모두 병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박신양은 "저는 연기를 그만둔다고 한 적 없다.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니잖나. 그림을 그리는 게 연기를 그만두거나 안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둘 다 흥미로운 분야다. 둘 중에 뭐가 좋냐면 선택하기 어렵지만 그림이 더 좋다고 할 것 같다"면서도 "하나를 하면 하나를 포기하거나 안 하겠다는 생각은 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사흘'은 오는 14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12일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사흘'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문섭 감독과 배우 박신양, 이민기, 이레가 참석했다. '사흘'은 장례를 치르는 3일, 죽은 딸의 심장에서 깨어나는 그것을 막기 위해 구마의식이 벌어지며 일어나는 일을 담은 오컬트 호러. 현 감독은 "지인의 경험인데,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게 어떤 건지 내 인생에서 큰 경험이었다. 아빠가 딸을 잃은 상태로 시작한다. 그 감정으로 공포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어서 이 영화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흘'이 연출 데뷔작인 현 감독은 "제가 공포 영화를 좋아한다. 소재를 구상하다 보니 미스터리한 존재가 나오는 공포 영화의 분위기를 띠는 걸 고르다보니 오컬트가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다. 좋아하는 장르로 데뷔하게 되어 좋다"고 말했다. 박신양은 딸을 사랑하는 아빠이자 흉부외과 의사 승도 역을 맡았다. 박신양은 '박수건달'(2013) 이후 11년 만에 '사흘'로 영화를 하게 선보이게 됐다. 박신양은 "어쩌다 보니 영화를 오랜만에 하게 됐다. 그 동안 드라마도 하고 그림도 했다. 그림도 드라마도 시간을 오래 들여야 해서 영화가 오랜만인 것 같다. 영화는 시간 안에 감정의 강도를 끌어내야 해서 조금 다른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흥미로운 장르"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신양은 "오컬트는 내가 좋아하는 장르라고 생각을 안 했는데, 이번에 하다 보니 공부를 많이 했다. 집중적으로 찾아보면서 흥미로웠다"며 오컬트 장르를 향한 관심을 드러냈다. 이어 "이걸 감정이라고 얘기하기엔 강력한 느낌이다. 내가 느꼈던 감정들과는 다른 측면이 있다. 두려움이 극대화되는 것 같다"며 "오컬트 미스터리에는 보이지 않는 게 극대화될 떄 그 효과가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박신양은 미스터리함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다고. 그는 "보이지 않는 존재를 어떻게 크게 만들 것인가에 대해 회의를 많이 했다"며 "10시간짜리 회의를 100회 정도 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레는 심장 이식 후 이상 증세를 보이다 구마의식 중 목숨을 잃은 부마자 소미를 연기했다. 이레는 이번 캐릭터 연기에 대해 "평소 아빠와 대화하는 톤을 가져왔다. 하지만 소미가 잘못됐을 때는 좀 달라야 할 것 같았다. 차이점을 확실히 두려고 했다"고 밝혔다. 현 감독은 "소미 역을 두고 오디션을 많이 했는데 단연 탑이었다. 슬픈 연기, 미쳐가는 연기 등 여러 스펙트럼을 보여줘야 했는데, 이레 배우가 소화해줘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이레의 연기에 만족감을 표했다.
박신양과 이레는 친한 부녀 관계의 느낌이 영화에도 담길 수 있게 노력한 비하인드를 밝혔다. 박신양은 "깊은 느낌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을 내서 알 수 있는 기회를 애써서 만들어야 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묻어나야 하는 건 아빠와 딸의 애절한 느낌이다. 아빠가 미쳐가는 과정이 관객들에게 동의를 끌어낼 수 있어야 했다. 그랬기 때문에 둘의 애틋함이 중요했다. 투샷만 나와도 그 느낌이 묻어날 수 있도록 준비돼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신양은 "별다른 방법은 없었다. 이레의 긴장을 덜어주려 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끼리는 긴장하지 않나. 긴장을 덜어주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당시 이레가 중2였다. 매니저, 어머니, 제작진과 같이 있는 상황에서 연습 시간을 가졌다. 어색해하지 않을 때까지 쳐다보기, 하고 싶은 말하기, 가까이서 보기 같은 사소한 것부터 했다"고 밝혔다. 또한 "존댓말을 쓰는 친한 아빠와 딸을 없을 테니 평소에도 반말하자고 했다. 제 기억엔 그 적응이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어느 날은 되다가 어느 날은 쌩한 얼굴로 오더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쉽지 않고 자연스럽지 않았지만 영화를 위해서 해줬고 잘해줬다"고 칭찬했다. 이민기는 죽은 심장에 깃든 무언가를 눈치챈 구마사제 해신으로 분했다. 이민기는 "과거에 구마를 당한 인물이 현재 구마를 행하는 인물이 됐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냉정하고 간절할 수 있는 캐릭터가 된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현 감독은 이민기 캐스팅에 대해 "사제복이 잘 어울릴 것 같았다. 비주얼적으로도 고려했다"며 "악마를 터치하는 인물의 심리를 잘 표현해줬다"고 칭찬했다.
극 중 구마 의식 때문에 라틴어 대사가 있었던 이민기. 그는 "대사 외우는 건 곧잘 하는 편이라 괜찮았다. 라틴어를 처음 받았을 때 '되겠구나' 했는데, 중구난방으로 있는 숫자를 외우는 느낌이었다. 힘들었다. 중간에 라틴어 자문 선생님이 바뀌어서 대사가 다시 나오고 복잡해지고 그래서 고생한 기억이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박신양은 드라마는 '동네변호사 조들호' 시즌2(2019), 영화는 '박수건달'(2013)이 마지막이었다. '은퇴설'이 나온 이유. 최근에는 화가로서 그림에 더 집중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근황을 전하며 그림, 연기 모두 병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박신양은 "저는 연기를 그만둔다고 한 적 없다.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니잖나. 그림을 그리는 게 연기를 그만두거나 안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둘 다 흥미로운 분야다. 둘 중에 뭐가 좋냐면 선택하기 어렵지만 그림이 더 좋다고 할 것 같다"면서도 "하나를 하면 하나를 포기하거나 안 하겠다는 생각은 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사흘'은 오는 14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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