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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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만 틀면 나오는' 전현무에 대한 지나친 소비 과잉이 독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MC로서의 뛰어난 역량과는 별개로 소재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출연하는 탓에 프로그램의 진정성과 재미마저 휘발됐다는 평가다. 전현무를 향한 시청자들의 피로도도 상당한 수준이다.

전현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파일럿부터 특집 프로그램까지 포함해 올해 새로 들어간 예능만 16개다. '나 혼자 산다', '전지적 참견 시점', '톡파원 25시',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프리한 19' 등 장수 예능도 5개나 이끌고 있다.

전현무가 예능을 잘하는 방송인이라는 건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아나운서 출신다운 센스있는 진행 실력에 순발력도 좋다. 어떤 게스트나 MC들과도 잘 융화되는 친화력까지 갖췄다. 방송국 입장에서도 실패의 확률을 줄이기 위해, 확실하게 검증된 MC를 기용하고 싶은 마음이 클 수밖에 없다.
사진=TV조선 '대학가요제' 제공
사진=TV조선 '대학가요제' 제공
또 전현무는 '트민남'부터 '무스키아', '무든램지, '팜유즈' 등의 캐릭터를 만들어내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MZ세대부터 중장년층까지 아우를 수 있는 몇 없는 MC인 셈이다. 전현무 역시 '대학가요제' 제작발표회에서 "MZ 관련 프로그램 섭외는 다 들어온다. 노력한 만큼 성과가 들어오는 것 같다. 젊은 감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섭외가 오지 않았나 싶다"고 섭외 1순위 MC임을 인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출연 프로그램 개수에 비해 성적은 좋지 못하다. 전현무가 올해 들어간 17개 예능 중 남은 프로그램은 고작 3개 뿐이다. 그 중 '대학가요제', '와! 진짜 세상에 이런 일이'는 이제 막 시작한 프로그램으로, 사실상 '전현무계획'이 유일하게 올해 첫 방송돼 시즌2까지 온 프로그램이다.
틀면 나오는 전현무, 시청률 참패 당했다…우려가 현실로, 독이 된 '다작왕' [TEN피플]
남은 3개의 프로그램 성적도 좋지 못하다. 현재 3회까지 방송된 '전현무계획2'는 시청률 1%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1에서 최고 시청률 3%대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굉장히 낮아진 수치다. '대학가요제' 역시 4.7%로 시작했지만, 이후 3.5%와 2.9%를 기록하며 매주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그간 수많은 오디션 MC를 맡았던 전현무 역시 '대학가요제'에서 특별한 새로움을 보여주진 못했다.

'세상에 이런 일이'는 개편과 함께 26년간 함께해 온 박성훈, 김소현을 하차시키고 전현무를 MC로 택해 화제를 모았지만, 이슈 이상의 반응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시청률 역시 4.7%로 시작했지만, 2회 만에 3.7%로 1% 포인트나 하락했다.
 MBC ‘나 혼자 산다’
MBC ‘나 혼자 산다’
전현무는 최근 '나 혼자 산다'에서 코쿤과의 대결을 통해 무토그래퍼 자격이 발탁됐음에도 '무진사'라는 새로운 이름을 내세워 차서원에게 사진을 배우는 모습을 공개했다. 그러나 해당 회차 시청률은 5.1%를 기록하며 올해 최저 시청률이라는 굴욕도 맛봤다.

현재 전현무의 행보는 '속 빈 강정'과도 같다. '다작왕'으로 TV에서 맹활약 중이지만, 실속은 없다. 체력적 한계에 부딪히니 100%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피곤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대상의 트로피를 안겨 준 '나 혼자 산다'에서의 활약 역시 예전만 하지 못하다. "몸이 힘들다고 나태해지는 게 용서되지 않는다"고 다작의 이유를 밝혔던 전현무. 그러나 좋아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어느때보다 필요해 보인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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